[쿠키뉴스] 김은빈 기자 =“민주당 대통령 후보들께 묻습니다. 언제까지 청년세대가 자신들이 받지도 못할 돈을 계속 내라고만 하실 겁니까. 이대로 손 놓고 계실 겁니까.”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청년 정치인의 성토가 쏟아졌다. 정치인들이 ‘표’를 의식해 꺼리는 주제인 ‘연금개혁’을 공론장에 꺼낸 것이다. 심지어 내년 대선에서 연금개혁에 관한 대책을 내놓으라는 요구도 했다.
국회에서 만난 이동학 민주당 청년 최고위원은 “계속해서 압박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들은 공약으로 연금개혁을 전면에 내걸고 있지만 민주당 대선 공약에선 찾아볼 수 없는 탓이다.
그는 “연금개혁은 다들 난감해하는 주제지만 자연적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정치가 사회적 의제로 다루지 않으면 청년세대들의 짐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대선 국면에서 연금개혁 이슈가 논의돼야 다음 정부에서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은 정치권에 입문한 뒤 당을 향한 쓴소리를 멈추지 않은 ‘소신파’다. 지난 2015년에는 ‘86그룹 용퇴론’을 주장한 바 있다. 당내 기성 정치인에게 ‘험지 출마’를 요구하며 청년 정치인이 설 자리를 늘려야 한다고 촉구해 주목을 받았다.
그의 쓴소리는 문제 제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청년들의 삶을 바꿀 정책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민주당과 정부는 지난달 26일 ‘청년 지원 특별대책’을 발표했다. 주거취약 계층 청년에게 최대 1년간 매달 월세로 20만원을 지급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이 과정에서 이 최고위원의 역할이 컸다.
그는 “대학생 때 월세가 항상 부담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민주당 전국청년위원회에서 활동했던 2013년부터 월세 직접 지원책을 구상했다”며 “‘퍼주기성 정책’이라는 비판이 많은 것도 안다. 하지만 청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해 이번 당정협의회에서 강하게 주장했다”고 밝혔다.
이 최고위원이 소신을 굽히지 않는 이유가 있다. 꾸준히 목소리 내면 바뀐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는 “청년들은 기성세대와 경험‧세대가 다르기 때문에 새로운 시각을 정치권에 제시할 수 있다. 기성 정치가 잘못된 방향으로 갈 때 일침을 가하는 것도 청년 정치인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기성 정치권은 합리적인 정책 논의보다는 네거티브에 집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금의 정치는 쉽게 휘발되는 이슈에 매몰되다 보니 실질적으로 대비해야 하는 일들을 등한시하는 측면이 있다. 이념 싸움에 골몰하는 것이 기성세대의 한계”라고 꼬집었다.
특히 미래 세대를 책임지는 정책 제시에 소홀하다고 지적했다. 이 최고위원은 “연금개혁, 호봉제, 기후위기 대응 대책 등 정치는 미래에 관한 문제에 무관심하다. 당장 해결하지 않으면 청년들에게 부당한 현실이 계속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러한 상황에서 청년 정치인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최고위원은 “청년 정치는 정치성향이 아닌 ‘사회 원칙’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라며 “당의 이념에 따라 사회 원칙이 유리하게 바뀌는 기존의 정치는 국민들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 새로운 정치 문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청년 정치인들이 미래 문제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새로운 의제를 던져야 한다. 앞으로 정치권은 청년 등 다양한 세대의 목소리가 나올 수 있는 공론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차기 대선에서도 이 최고위원은 당을 향한 쓴소리를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그는 “민주당은 지금까지 사회 원칙을 지키지 않아 국민들의 신뢰를 잃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가 대표적”이라며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미래세대를 위한 공약 제시로 등 돌린 청년들의 마음을 붙잡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대선에서 청년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미래 아젠다를 계속해서 던지겠다. 미래 이슈에 대한 문제 제기를 통해 청년들을 책임지는 정당, 정부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eunbeen1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