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의 ‘고발사주’ 의혹을 둘러싼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관련 의혹을 최초보도한 뉴스버스는 윤 후보의 책임론을 거듭 주장했고, 윤 후보 측은 ‘정치공작’이라고 반박했다.
뉴스버스 전혁수 기자는 6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김웅 의원이 손준성 검사를 사실상 윤 전 총장의 메신저로 인식하고 있었다고 본다”며 “설사 (고발사주)를 지시하지 않았다 해도 윤 후보의 지휘책임이 있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지난 2일 뉴스버스는 작년 4월 3일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최측근인 손준성 검사(당시 대검 수사 정보정책관)가 미래통합당 송파갑 국회의원 후보자였던 김웅 의원에게 범여권 정치인들에 대한 형사고발장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고발장에 명시된 명예훼손 피해자는 윤 후보와 윤 후보 부인 김건희 씨, 한동훈 검사장이었다.
이날 추가보도에선 김 의원과 손 검사가 고발장과 각종 첨부파일을 주고받았다는 텔레그램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보도에는 김 의원이 손 검사에게 넘겨받은 고발장을 당시 통합당 선거대책위에 넘긴 직후 ‘방 폭파’하는 텔레그램 대화방 삭제를 요청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전 기자는 “텔레그램 기능엔 방을 폭파할 때 상대방 것도 전부 지울 수도 있고 놔둘 수도 있다”며 “(김 의원이) 방을 폭파하면서, 방을 삭제하면서 실수를 해서 상대방 것을 지우지 않은 게 아닌가”라고 추측했다.
또 최초보도가 나가기 전 김 의원과 통화를 한 사실을 밝히며 “9월 1일 밤에 먼저 전화했다. 관련 내용을 물어봤고 (검찰 측 입장이라고) 인정했다. 김 의원이 굉장히 당황해하면서 (손)준성이란 표현을 계속했다. 처음에는 본인이 고발장을 썼다고 얘기했다”고 했다.
이어 “(김 의원이) 계속 ‘최강욱의 공직선거법 위반에 대해선 내가 초안을 잡았다, 애초에 내 아이디어였다’라는 얘기를 했다”며 “김건희 씨 얘기는 왜 들어갔냐고 물어봤다는데 그때 (김 의원이) ‘그건 아마 검찰 측 입장에서 전달된 것 같다’라는 말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작성까지는 확실하게 모르겠지만 검찰의 입장이 크게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며 “정확한 것은 대검찰청에서 넘어왔다, 이것까지는 확실하다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윤 후보 측은 여권의 정치공작이라는 주장을 이어갔다. 윤 후보 캠프 김경진 대외협력특보는 이날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새아침’에 출연해 “도깨비 신기루 같은 상황”이라며 “당시 김 의원은 후보자 신분으로 지역에서 정신없이 뛸 사람이다. 이 사람한테 고발을 해달라는 것은 3살짜리 애들도 안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김 특보는 “매번 대통령선거 때마다 여론몰이를 통해 거짓, 조작이 판을 쳐왔고 (윤석열 청부고발 사주 의혹도) 그 일환으로 보고 있다”며 “윤 후보를 향해 고발장을 접수, 언론을 통해 보도하고 국회에서 현안질의, 국정조사를 한다는 식으로 판을 키워 국민들의 눈과 귀를 가리는 방식은 어디서 많이 봤던 것”이라고 했다.
한편 고발장을 전달했다는 것으로 지목된 손 검사는 이날 공식 입장문을 내고 “김 의원에게 고발장을 전달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향후 이와 관련한 근거 없는 의혹 제기와 이로 인한 명예훼손 등 위법행위에 대하여는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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