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신민경 인턴기자 =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가 대통령 경선 컷오프를 결정할 여론조사 문항에 ‘역선택 방지 조항’ 배제 결정을 내렸다. 일단 이를 둘러싼 당내 갈등이 일시적으로 봉합됐다는 평가다. 다만 세부 사항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다시 표출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선관위는 지난 5일 역선택 방지 조항을 도입하지 않고 일반 여론조사 100%로 진행 예정인 예비 경선 투표에 당원 투표 20%를 반영하기로 했다. 2차 예비 경선을 거쳐 실시되는 최종 후보 선출을 위한 여론조사는 본선 경쟁력에 집중하는 절충안을 마련했다.
정홍원 국민의힘 선관위원장은 지난 5일 여의도 당사에서 마라톤 회의를 마친 뒤 “지금까지는 역선택을 놓고 안을 만들다 보니 찬반이 자꾸 엇갈렸다”며 “발상의 전환을 해서 후보의 본선 경쟁력이 얼마나 있느냐는 시각에서 논의를 진행해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본선 경쟁력을 측정하는 구체적 문항은 향후 논의하기로 했다. 여권 본선 진출 후보와 우리 후보를 일대일로 놓았을 때 어떻게 나오느냐를 측정하는 걸 말한다”고 설명했다.
우선 ‘역선택 방지 문항’ 삽입에 강하게 반대했던 후보들은 어느 정도 순응하는 분위기다. 홍준표 국민의힘 후보는 6일 보도자료를 통해 “불씨를 안고 있기는 하지만 선관위원 전원의 합의는 존중하겠다”고 말했다. 유승민 국민의힘 후보 또한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본인은 오늘 선관위의 결정을 수용하겠다”라며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역시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부 대선주자와 선관위 갈등으로 우려가 있었지만 만장일치로 도출된 결론”이라며 “이제 이견 없이 이 룰에 따라 경선이 순탄하게 치러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여전히 갈등의 불씨가 남아있다고 분석하는 모양새다. 경선이 치열해질수록 ‘룰’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태경 후보 역시 이 부분을 지적했다. 그는 ‘1차 컷오프’ 이후 다시 한번 경선 룰에 관한 다툼이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 후보는 6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인터뷰에서 “경선 전체가 출발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 합의가 됐다. 이후에 8강, 4강 좁혀질 때 또 한 번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는 선관위의 ‘역선택 배제’가 최종 해결책이 아니라고 분석했다. 신 교수는 “선관위가 역선택을 배제해 야당 대선 주자들에게 물러설 명분을 준 것”이라며 “같은 이슈로 갈등은 없겠지만 경선 과정에서 다른 갈등이 일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국민의힘 대권 주자들은 자율 봉사활동을 시작으로 국민보고회에서 정책 공약을 펼치는 등 본격적인 경선 일정에 돌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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