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국민의힘 대권 주자들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등 면접관들의 ‘검증’에 진땀을 흘렸다. 특히 ‘고발사주’ 의혹, 잇단 실언 등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윤석열 후보는 혹독한 검증을 받았다.
국민의힘은 10일 오후 서울 금천구 즐스튜디오에서 ‘국민 시그널 면접’ 이틀차를 진행했다. 이날에는 황교안·윤석열·박진·안상수·하태경·원희룡(발표순) 후보가 면접장에 나왔다. 전날에는 장성민·장기표·박찬주·최재형·유승민·홍준표 후보가 나섰다.
윤석열 후보는 ‘고발사주’ 논란과 관련한 질문을 받았다. 그는 “검찰총장이 국회의원 100명이 넘는 정당에 사주했다는 게 악의적 공작 프레임”이라며 “전혀 모르는 일이다. 언론에서 본 고발장을 인용해서 쓴 내용을 보면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해당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게 된다면 당시 총장이던 사람으로서 사과할 의사가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명확하게 확인이 된다면, 당시 대검의 어느 직원이나 검사라 해도 총장으로서 그런 걸 살피지 못한 부분에 대해 국민에 사과할 수 있다”면서도 “현재 진행 중이니 빨리 조사해보라는 입장”이라고 했다.
부인 김건희 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과 관련해선 “검사로 수사를 수십 년 해왔는데, 이런 정도 사안으로 1년 6개월씩 특수부를 동원해서 하는 경우는 없다. 이례적이다”고 불편함을 표현했다.
‘메이저 언론’, ‘주 120시간’ 등 실언도 도마 위에 올랐다. 경향신문 출신인 김준일 뉴스톱 대표는 “제가 메이저 언론 출신이긴 한데, 지금은 인터넷 매체에 있다. 신뢰하지 않는 매체여서 질문하는 데 불만 없나”라고 물었다.
윤 후보는 “저도 기관장 할 때 메이저나 인터넷매체나 다 공평하게 다뤘다”며 “그런 규모가 작은 인터넷매체를 공작에 동원하지 말라는 의미였다”고 해명했다.
‘120시간’ 발언과 관련해선 “스타트업 기업인 모임에서 나온 이야기”라며 “화이트칼라 전문직에 관한 이야기를 한 건데 언론에 나온 것을 보니 무슨 아우슈비츠 이야기도 하면서, 무슨 육체 노동자나 근로자 전반에 대해서 한 것으로 나왔다”고 잘못된 취지로 해석됐다고 반박했다.
이준석 대표와 ‘녹취록 공방’을 벌인 원희룡 후보도 비난을 피해갈 순 없었다. 김 대표는 “‘밀고자의 아이콘’인 것 같다”며 “‘신뢰할 수 있는 정치인인가’하는 이미지가 생겼다”고 녹취록 폭로를 질타했다.
이에 원 후보는 “정치를 하다 보면 별별 일이 다 생긴다. 선거관리위원회가 구성되기 전 공정경선은 민감한 문제였다”며 “죄송하게 생각한다. 막가는 정치하는 사람이 아니다. 앞으론 같은 일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또 “당 대표로 ‘준스톤’을 가장 먼저 지지했었고 예전부터 응원하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하태경 후보은 ‘상시해고’ 공약을 놓고 진 전 교수와 설전을 벌였다. 진 전 교수는 “상시해고가 가능하도록 근로기준법을 바꾸겠다고 했다. 대책으로 실업급여를 늘리겠다고 했는데, ‘살만한 해고자’로 살라는 느낌”이라고 꼬집었다.
하 후보는 “상시해고를 허용하면 민주노총 협박대로 실업이 느는 게 아니라 노동 유연성이 확대돼 고용 총량이 늘어난다”며 “실업자는 줄어들고, 기업 매출은 오르고, 세금은 더 걷히고, 고용보험이 더 걷히면 그런 문제는 해결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진 전 교수는 “고용 안정성을 떨어뜨려야 고용이 늘어난다니 황당하다”고 지적했고, 하 후보는 “진 전 교수는 올드한 낡은 좌파에서 벗어났지만 노동문제에선 빠져나오지 못했다. 유연 안정성이 고용을 늘린다는 것은 대한민국 좌파만 부정했고 그래서 나라가 망했다”고 했다.
설전이 이어지자 하 후보는 “반복해도 이해를 안 하려고 한다”고 했고 진 전 교수는 “이걸 누가 이해하겠나”라며 답답함을 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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