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신민경 기자 =지난 14일 열린 사조산업, 남양유업 주주총회에서 모두 사측이 승기를 잡았다. 경영쇄신 실패로 일각에서는 양사 문제로 제기됐던 오너리스크 이슈가 지속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남양유업은 임시주총에서 한앤컴퍼니(한앤코) 측 인사를 선임하는 내용의 안건을 모두 부결시켰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지난 1일 한앤컴퍼니를 상대로 주식매매계약 해제를 통보한 만큼 주총에 올라온 안건은 모두 승인되지 않았다.
새로운 경영진 구성은 다음으로 미뤘다. 남양유업은 10일 주주명부 폐쇄 기간을 설정했다고 공시했다. 남양유업은 10월 임시 주총을 추가 개최한 뒤 경영 안정화를 위한 주요 사안들을 결정할 계획이다.
사조산업 분위기도 비슷했다. 주총 첫 번째 찬반 투표 안건은 이사회가 제안한 ‘감사위원회 구성 등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이었다. 앞서 사조산업 측은 △감사위원회 구성으로 감사위원회는 주주총회에서 선임한다 △감사위원회는 3인 이상의 이사회로 구성한다 △감사위원회 총위원의 3분의2 이상은 사외이사여야 하고 사외이사가 아닌 위원은 관계 법령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는 내용의 정관을 유지하고 있었다.
임시주총을 앞두고 사조산업은 지난달 30일 정관 변경을 임시주총 의안에 올렸다. 쟁점은 2항이었다. ‘감사위원회는 3인 이상의 위원으로 구성하며 감사위원 전원은 사외이사로 한다’는 내용이다.
이날 해당 안건 투표 결과는 가결이었다. 이날 임시주총 의장을 맡은 이창주 사조산업 대표이사는 “3분의 1 이상 편성으로 가결됐다”고 발표했다. 정관 변경이 가능해지면서 소액주주가 제안한 2개 안건은 자동 폐기됐다. 앞서 소액주주 측은 △서면투표 등 정관 일부 변경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기타비상무이사 선임의 건 등이다. 이로써 개별 3%룰을 적용해 사조산업 오너가 경영권을 견제하려고 했던 소액주주 측 계획은 어렵게 됐다.
이에 시민사회에서는 오너리스크가 지속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호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재벌개혁본부 간사는 “상품 가치 저하가 아닌 오너가 잘못 경영해서 생기는 손해가 기업 내에서 반복되고 있다”며 “남양유업의 경우 홍원식 회장이 눈물의 기자회견으로 사퇴를 약속했지만 이 마저도 어긴 꼴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 간사는 “회사 내 지분을 가진 주주의 지분 행사권일 수 있지만 기업은 다른 주주와 직원들의 스톡옵션으로도 자본이 구성돼 있다”며 “내 기업이라는 마인드보다 전문 경영인을 내세운 정도 경영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사측을 향한 경영 쇄신 촉구는 현재진행형이다. 이날 남양유업 노조 관계자는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주총 이후에도 계속 경영진 교체를 요구하고 있다”며 “합의점을 찾기 위한 대화가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조산업 소액주주 반란은 또 남았다. 회계장부 소송이다. 공시에 따르면 송종국 외 123명의 소액주주들은 서울서부지방법원에 회계장부 등 열람 허용 가처분신청을 낸 상태다. 송종국 사조산업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부당한 합병 등의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며 “회계장부 열람을 통해 부당 경영의 증거를 확보한 뒤 이의를 제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mk503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