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주택 가격 상승세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인 8월 수도권의 주택 종합(아파트·단독·연립주택 포함) 매매가격은 1.29% 올랐다. 이는 지난 6월부터 3개월 연속 상승 폭이 확대된 것이다. 수도권 집값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0.49%→0.66%→0.80%→1.17%로 4개월 연속 상승 폭이 커졌다가, 2·4 주택 공급대책 등의 영향으로 3월 0.96%, 4월 0.91%. 5월 0.86%로 3개월 연속 오름폭이 줄었다. 그러나 6월 1.04%로 반등한 데 이어 7월(1.17%)과 지난달(1.29%)에도 상승 폭이 커졌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이 7월 0.60%에서 지난달 0.68%로 상승 폭을 키우며 지난해 7월(0.71%) 이후 약 1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경기(1.52%→1.68%)와 인천(1.33%→1.38%)도 전월 대비 상승 폭이 확대됐다. 지방 집값도 오름폭이 다소 확대됐다. 대전(0.82%→1.05%)을 비롯해 부산(0.85%→0.99%), 광주(0.73%→0.85%), 울산(0.72%→0.77%)이 전월 대비 상승 폭을 키웠고, 대구는 0.34%에서 0.27%로 상승 폭이 줄었다. 세종은 지난달 0.19% 떨어져 전달(-0.13%)에 이어 하락 폭을 키우며 17개 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집값이 내려간 지역으로 꼽혔다.
◇전월세 시장도 ‘부글부글’
아파트값이 상승함에 따라 전월세 시장도 들끓고 있다. 통상 8월은 이사 비수기로 꼽히는 여름철이지만, 전·월세 가격이 모두 큰 폭으로 올랐다. 전국 전세가격은 0.63%로 전월(0.59%)보다 상승폭이 확대했다. 전세물량 부족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수도권(0.79%→0.84%), 서울(0.49%→0.55%), 지방(0.41%→0.45%) 모두 상승폭이 커졌다. 전국 월세 가격도 0.26%를 기록해 전원(0.19%)보다 월세 가격이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월세도 마찬가지다. 자취생들이 많은 서울의 경우를 살펴보면 평균 보증금은 5600만원, 월세 62만원 수준이었다. 부동산 플랫폼 다방을 운영하는 스테이션3가 한국부동산원의 서울 연립·다세대 평균 월세와 월세 보증금 추이를 조사한 결과 7월 기준 평균 월세는 62만4000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부동산원이 관련 조사를 시작한 2015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서울 빌라 평균 월세 보증금도 5683만7000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전국 평균(2886만1000원)과 비교하면 2배(96.9%) 정도 높다. 서울에서 월세 보증금이 가장 높은 강북 도심권은 9480만4000원, 그 뒤를 이은 강남 동남권은 8782만6000원으로 집계됐다.
◇각종 부작용 잠재울 수 있을지 주목
이같은 시장 불안을 의식한 정부는 연말까지 전월세 가격 안정방안을 내겠다고 밝혔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5일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전월세 가격 안정 및 시장 어려움을 완화할 수 있는 다각적인 방안에 대해 시장 전문가, 연구기관 등의 의견 수렴을 거쳐 연말까지 강구해나가려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새 임대차법 시행으로 전세의 월세화, 전세 이중가격 현상과 전세 매물 부족으로 인한 월세 가격 상승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신규 전세계약 보증금과 갱신계약 보증금의 격차가 벌어지는 이중가격 현상이 갈수록 심화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상훈 의원(국민의힘)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올 상반기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의 경우 신규계약 때와 갱신계약의 평균 보증금 차이가 약 9600만원까지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월세·반전세는 아파트 가격대나 지역을 가리지 않고 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에서 지난 8월 서울에서 체결된 아파트 임대차 계약(계약일 기준)은 총 1만2567건으로, 이 중에서 월세를 낀 계약은 39.4%(4954건)로 집계됐다. 다방 관계자는 “임대 시장 수급 균형이 깨지면서 월세와 월세 보증금이 모두 오르고 있다”며 “계약갱신청구권 등 임대차 3법으로 내년 임대 물량도 묶일 가능성이 커 수급 상황이 급격하게 좋아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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