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 논란’ 대장동 개발사업, 금융사 참여 배경은

‘화천대유 논란’ 대장동 개발사업, 금융사 참여 배경은

기사승인 2021-09-30 06:01:02
29일 오전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경기도 성남시 화천대유자산관리 사무실 입구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쿠키뉴스] 유수환 기자 = 미니신도시급 개발 사업으로 막대한 이익을 남긴 경기도 성남시 대장지구 개발사업과 관련해 국민·기업·하나 등 시중은행의 사업 참여 배경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논란의 쟁점이 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가 대형 금융사와 함께 손잡은 것에 대해 석연치 않은 의혹을 제기하는 상황이다. 

반면 ▲개발사업의 리스크 분산을 위한 PFV(프로젝트 금융투자회사) 설립 취지 ▲다수의 부동산 시행업은 SPC를 통해 이뤄진다는 점 ▲ 당시 부동산 경기 상황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견해도 나왔다. 

금융권에 따르면 성남 대장지구 도시개발 사업과 관련해 PFV(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 ‘성남의뜰’ 설립에 국내 대형 금융사가 참여했다. 당시 사업 추진을 위해 PFV를 출자한 금융사는 하나은행(15.06%), 국민은행(8.60%), 기업은행(8.60%) 동양생명(8.60%) 하나자산신탁(5.38%) 등이다. 이들은 2종 우선주를 보유하고 나머지 7% 지분은 보통주로 화천대유(1%)와 SK증권 특정금전신탁에 돈을 넣은 7명의 개인투자자가 나눠가졌다.

사업에 대한 논란의 쟁점은 ▲대규모 개발사업 참여 선정방식 ▲‘화천대유’(자산관리회사·AMC)라는 신생기업이 금융사와 함께 지분을 출자한 것 ▲화천대유 내부 인사들의 특혜 논란 등으로 정리할 수 있다. 

우선 민간사업자로 화천대유가 참여한 하나은행컨소시엄이 선정된 것을 둘러싼 의혹이다. 당시 하나은행 컨소시엄은 대장동 사업을 두고 산업은행, 메리츠증권과 경쟁을 벌였다. 결국 하나은행이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 및 대표 주관사로 선정됐다. 하나은행은 사업의 추진을 위해 PF(프로젝트파이낸싱)의 금융 주관을 맡았다. 실질적으로 하나은행이 대장동 개발 자금을 지원했다는 의미다.

일각에서는 당시 하나은행이 컨소시엄 구성 단계에서 화천대유를 사업 파트너로 선택한 배경에 대해 의구심을 품고 있다. 하나은행 컨소시엄 구성 당시 대형 개발사업의 시행사(화천대유)를 단 21시간 만에 결정해서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공모지침에 따른 절차만 본다면 문제가 없다고 한다. IB(투자금융)업계 관계자는 “성남도시개발공사(50.1%의 지분출자)가 민간사업자 선정을 위해 공모지침서로 발표한 기준에 따르면 당시 IB리그테이블에 가장 선두권에 있던 곳이 하나은행과 메리츠증권”이라고 설명했다. 

화천대유라는 SPC가 지분을 출자하고 사업의 시행을 담당한 것에 대해서도 부동산 사업 매커니즘으로 본다면 큰 문제가 없다고 한다. SPC는 사업 자체에 목적을 가지고 만든 회사인 만큼 사업이 마무리되면 결국 해산하는 구조를 갖췄다. 때문에 기업의 연혁과 규모를 논하는 것은 사업 본질과 동떨어졌다는 주장이다. 

부동산 시행업계 관계자는 “대형 시행사가 사업에 참여하는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여러 부동산 전문가들이 구성원이 돼 SPC(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하는 사례도 많다”며 “시행을 담당하는 기업에 네임밸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구성원이 전문성을 갖춘 이들인지 판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관련 사업에서 여러 정관계 거물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는 점은 다소 의심스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금융권 관계자도 “화천대유는 대표이사가 부동산 명도 전문변호사로 사업경험 및 부동산 자문 이력이 있었고 용인, 수원 등에서 도시개발사업을 수행해본 경험이 있는 전문시행인력과 회계사, 감정평가사 등 전문가들로 구성돼 사업수행능력을 인정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대장지구 개발과 관련한 사업성 논란도 여전하다. 경기연구원이 지난 2019년 작성한 ‘개발이익 공공환원 사례 심층연구’ 보고서에서 “성남시는 공동주택 분양의 경우 소위 ‘불패 신화’를 이어가는 지역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성남 대장지구는 지금처럼 터널 개통이 안되고, 인프라가 전혀 구축되지 않은 곳이었다. 또한 당시 시장 분위기도 낙관적이지 않았다. 

금융권 또 다른 관계자는 “대장지구 개발을 처음 추진했던 2014년 부동산 시장은 지금과 같은 낙관적인 상황이 아니었다”며 “지금은 수억원이 넘는 시세 상승으로 강북 아파트 대장주가 된 ‘경희궁자이’도 2014년 분양 당시 미분양이 크게 났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화천대유 내부 인사들의 특혜성 의혹 ▲개발 이익에 따른 민간사업자 막대한 배당 등은 여전히 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지분 7%에 불과한 화천대유와 특정금전신탁 관계자들이 천문학적 배당과 이익까지 챙겨간 부분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또한 이현주 전 하나금융지주 부사장이 화천대유 상임고문으로 활동한 이력도 주목되고 있다. 

shwan9@kukinews.com
유수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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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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