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 조현병 환자들이 입원치료를 거부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기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민의힘 의원은 7일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 국정감사에서 "조현병 환자들은 통제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특히 야간에 돌발 증상이 나타나게 되면 병원에 가야하는데 거부를 당하는 일이 많이 발생한다고 한다"면서 "현행 정신건강법 50조3항을 보면 정신의료기관은 지체 없이 정신과 전문의에게 응급 입원한 사람의 증상을 진단해야 하는데, 전문의가 없다는 것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강 의원은 "혹여 (병원에서 환자를) 받아들이게 되더라도 나중에 조현병 환자로부터 법 위반으로 저촉 받는 문제도 있기 때문에 사전에 여러 가지 시스템을 통해서 병원을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며 "한 환우는 14번이나 거부를 당했다. 이런 시스템이 있으면 환자가 여러 병원을 돌지 않아도 되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참고인으로 나온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이사장 박용찬은 "강 의원이 짚어준 부분이 사실은 제일 안타깝고 가렵고 빨리 해결해야 하는 부분이다. 병원을 12, 13군데 돌아다니는 환자들이 엄청 많다. 그 이유는 단 한 가지"라면서 "입원시킬 병실이 없어서다. 병원에서는 정신과 병동을 운영하면 예산이 안 맞는다고 한다. 그래서 최근 3년 사이에 500병동이 없어졌다"고 했다.
박 이사장은 "심지어는 교육을 맡아야 할 대학병원에서도 폐쇄된 병실을 자꾸 없애고 있다. 입원시킬 만한 병실이 없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전문의들이 모여 있는) 카카오톡방에는 매일 '오늘은 어느 병원에 한 병상이 빕니다', '두 병상이 빕니다'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어떤 때는 있는 없는 때도 있다. 그래서 보건복지부와 응급상황 관련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정신응급센터를 세우기로 계획을 세웠는데 생각보다 많은 예산이 필요하더라"라며 "병원 당국에 이야기를 하면 처음에는 검토를 하다가 나중에는 곤란하다고 해서 응급 입원시설을 세우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많은 경찰관분들과 (환자와) 동행하는 119 응급대원들은 민원에 시달리고 있다. 이분들에게 재량권을 줘서 나중에 보복당하거나 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법적으로 보호해줬으면 좋겠다. 그러면 입원하는 것이 더 쉬워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권덕철 복지부 장관은 "조현병 환자가 14번이나 입원치료를 거부당했다는 것은 참 안타까운 일이다.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전문가들과 논의해서 시정하겠다"며 "(응급입원과 관련해서) 현장에서 작동이 잘 안 된 것 같다. 응급입원 후 사후 치료를 할 수 있도록 하는게 필요한데, 일반 대학병원에서는 병상 부족으로 응급치료가 안 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래서 지역별로 정신 응급 대응협의체를 구성해 권역 응급의료센터에서 응급의료를 바로 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내년까지 권역별 정신의료센터를 8개소까지 확대할 계획"이라며 "정신과 전문의가 없으면 응급치료가 안 되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 응급 입원에 따른 병상 확보도 중요하다. 지금 17개 시도 중 11개 시도는 25개 기관에서 72개의 병상을 확보했는데 이런 (조현병) 사례가 나타나는 경우엔 부족할 거로 생각된다. 내년엔 조금 더 확보를 해서 이곳저곳 전전하지 않고 바로 응급 입원과 진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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