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은빈 기자 =위해 성분이 함유돼 수입 금지 처분을 받은 건강기능식품이 인터넷 검색만으로 손쉽게 구매가 가능한 것으로 드러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해외 건강기능식품 구매 대행 안전관리체계에 빈틈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8일 식약처 국정감사에서 “식약처가 위해 식품으로 등록한 건강기능식품이 국내에서 버젓이 유통되고 있다”며 “직접 인터넷 구매 대행을 통해 위해 식품을 손쉽게 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직접 구매한 NAC 건강기능식품을 들어 보였다. 식약처는 건강기능식품 등에 들어간 NAC를 수입 금지 성분으로 분류했으나 인터넷에서 제품명 검색만으로 쉽게 구매가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NAC 건강기능식품 구매 방법이 공유되고 있다. 아세틸시스테인(NAC, N-acetyl-cysteine) 성분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예방 및 치료 효과가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NAC 성분이 포함된 해외 건강기능식품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난 탓이다.

국내에선 의사 처방이나 약사 복약지도 없이 NAC 성분이 포함된 제품을 파는 것은 불법이다. NAC 성분은 진해거담제 등에 쓰이는 성분으로 우리나라에서 전문·일반의약품으로 분류돼 있어 섭취 전 의사의 처방이나 약사의 복약지도가 필요하다.

심지어 NAC 성분으로 인한 부작용 사례도 다수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에 NAC 성분 부작용으로 접수된 신고 건수는 6528건에 달한다. 다빈도로 신고된 이상 사례로는 오심(988건), 졸림(632건), 소화 불량(531건) 등이었다.

결국 식약처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판매처는 검역시스템의 허점을 노려 제품의 세관 통관을 위해 제품명 일부를 지우거나 다른 제품으로 속여서 국내로 들여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세관은 통관 단계에서 건강기능식품의 제품명으로 성분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 의원은 “식약처가 수년 전부터 NAC 제품을 비롯한 의약품으로 분류된 식품의 구매 대행을 막겠다고 밝혔으나 지금까지 변한 것이 없다”며 “관계 당국의 위해 식품 구매 대행 관리 체계에 구멍이 뚫린 채 방치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전히 인터넷 검색만으로도 위해 식품을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통신판매중개업자에게 위해 식품 해당 여부를 확인하는 의무를 부여하는 등 관계 법령과 제도 개선을 통해 효과적인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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