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은빈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대장동 의혹’을 털어내기 위해 정면돌파를 택했으나 국민들의 반응은 탐탁지 않은 분위기다. 게다가 이 후보의 지지율도 흔들리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20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를 마친 후 “가짜뉴스와 국민의힘의 정치적 선동 때문에 왜곡됐던 많은 사실이 많이 교정된 것 같다”며 “(국민들이) 이제 실상을 제대로 이해하게 됐다는 점에서 제 입장에선 기대 이상의 결과”라고 소회를 밝혔다. 이 후보는 18일에도 국회 행정안정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를 받았다.
그러나 국민들의 평가는 달랐다. 국민 과반은 이 후보가 국감에서 ‘못했다’고 응답했다. 알앤써치가 MBN·매일경제의 의뢰로 지난 18~20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20명에게 이 후보가 참석한 국감에 대한 평가를 물은 결과 ‘못했다’는 답변은 52.8%에 달했다. ‘잘했다’는 33.8%에 그쳤다. ‘모름’은 13.4%였다.
이 후보가 ‘대장동 의혹’과 연관이 있다고도 했다. 같은 조사에서 대장동 의혹에 대해 45.9%가 ‘이 후보가 직접 관련이 있다’, 17.2%가 ‘이 후보의 관리 책임이 있다’고 답변했다. 63.1%가량이 이 후보에게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 셈이다. 반면 ‘이 후보와 무관하다’는 14.3%, ‘전임 정권의 권력형 게이트’라는 응답은 16.8%에 그쳤다.
실제로 이 후보의 국정감사 발언이 야당에서 공격할 빌미를 줬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후보는 국감에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 임명 과정에 대해 “기억이 안 난다. 이 친구와 통화한 게 최근엔 전혀 없다”고 했으나 “나중에 들은 바로는 (유 전 본부장이) 작년부터 이혼 문제가 있어서 검찰 압수수색 당시에 자살한다고 약을 먹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원희룡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는 2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이 후보가 치명적인 실수를 했다. 언론에서는 이불을 뒤집어쓰고 누워 있는 알 수 없는 행동을 했다는 얘기까지 나왔지 무슨 약 먹었다는 얘기도 없었다. 자살 약 먹은 걸 어떻게 알았을까. 이 후보가 그 발언을 하는 걸 보고 우리 팀은 만세를 외쳤다”고 꼬집었다.
이 후보가 의혹을 완전히 털어내지 못한다면 앞으로의 대권 행보에서도 ‘대장동’이 계속 발목을 잡을 것으로 관측된다. 행안위 국정감사 이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의 지지율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21일 글로벌리서치가 JTBC 의뢰로 지난 19~20일 전국 유권자 1007명을 대상으로 ‘이재명-윤석열 양자대결’을 조사한 결과 이 후보는 34.8%,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는 34.5%를 기록해 오차범위 안(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에서 접전을 벌였다.
지난주 조사에 비해 이 후보의 지지율이 무려 4.2%p 하락하면서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줄어든 것이다. 국감 전인 지난주만 해도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7.7%p였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2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후보는 국정감사에서 같은 얘기만 반복했다. 대장동 의혹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지율도 계속 떨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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