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는 기업의 실적과 비례한다는 공식이 통용되지 않은 것이 국내 은행주입니다. 상장된 주요 금융지주의 PER(주가수익비율)은 4~5에 불과합니다. 카카오의 PER이 100이 넘는 것을 감안한다면 너무나 저평가된 상태입니다. 만약 2010년 말 신한금융지주를 투자했다면 현재 수익률은 마이너스(-) 15%를 기록했을 겁니다.
반면 미국의 대표적인 상업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주가는 연일 상승하면서 10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BOA)는 미국의 대형 상업은행 기업입니다. 이 기업은 ‘투자의 대가’ 워런버핏이 투자한 기업으로도 유명합니다. BOA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주가가 급락했으나 이후 꾸준한 상승곡선을 타고 있습니다. ‘알기쉬운 경제’(알경)에서는 이러한 차이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 이자 이익 편중된 수익구조…사업 다각화에도 갈길 멀어
국내은행과 미국은행은 수익 구조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 금융지주사가 꾸준한 M&A(인수합병)을 통해 비은행 자회사를 확충했음에도 여전히 이자 이익에 편중된 수익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같은 상업은행이지만 미국의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비이자이익 비중은 50%가 넘습니다. 반면 국내 금융지주사의 비이자이익은 20~30% 수준에 불과합니다. 특히 증권 포트폴리오가 없는 우리금융지주의 비이자수익은 10%에 그치고 있습니다.
자본시장상품 판매에 따른 수수료 관련 이익도 미국 상업은행은 20.9%지만 국내은행은 10.4% 수준입니다. 여기에 라임·옵티머스와 같은 사모펀드 사태까지 겹치면서 금융당국의 고위험 금융상품 판매 규제로 비이자이익은 더욱 위축될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국은행은 10년 전부터 상대적으로 IB(투자금융)와 트레이딩 등 비이자이익 비중 높아 저금리 시대 효과적으로 성장성을 이뤄낼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 해외 은행주 대비 낮은 배당성향…정부 규제도 한몫
국내 은행주가 저평가 된 것은 상대적으로 저조한 배당성향(당기순이익 중 배당금 비율)과 주주친화정책(자사주 매입 비중)도 작용했습니다. 주요 은행주는 배당주로 불리지만 이는 국내에 한정된 것이고, 해외 은행주의 배당성향(40% 이상) 비교한다면 상대적으로 배당성향이 낮다는 평가입니다.
지난해 BOA의 배당성향은 35.64%였고, 올해도 배당 규모를 종전 대비 최대 17% 늘릴 계획이라고 합니다. 국내 주요 금융지주 배당성향은 25%에 불과합니다. 또한 금융당국의 입김으로 인해 배당성향은 정부의 정책 기조에 따라 들쑥날쑥합니다. 여러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은행주 투자에 있어서 초점을 둬야 하는 부분은 우선 미국 은행주들과 유사하게, 안정적 배당주로 시장에서 자리매김할 수 있는가가 관건”이라고 지적합니다.
주주친화정책(자사주매입)에서도 국내 금융지주와 확연하게 차이가 납니다. 올해 4월 BOA는 약 25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미국의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도 내년 6월까지 12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다고 밝혔습니다. 자사주 매입을 하면 주식의 유통 물량이 줄어들기에 일시적으로 주가가 상승하는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주식 소각 시 이익을 환원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에 반해 국내 금융지주는 일부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은 있었지만 그 규모는 미미합니다.
정부와 금융당국의 규제도 주가 흐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특히 문재인정부의 가계대출 규제(주택담보대출)가 강화되면서 은행주의 주가 흐름도 함께 하방 압력을 받았습니다. 주가는 미래가치를 반영하는 것이기에 실적이 좋다고 하더라도 정부의 직간접적 규제가 강화된다면 주가는 그만큼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습니다. 지난 2017년부터 은행주의 실적은 늘어나고 있지만 주가는 오히려 하방 압력을 받았습니다. 이는 규제로 인해 장기적인 이익 베이스가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결국 국내 은행주가 상승할려면 ▲비이자마진의 비중 확대 ▲배당성향 강화 ▲유연한 정부 규제 등이 동반돼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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