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겨냥했다. 그는 두 후보가 재정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며 정책과 콘텐츠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전 부총리는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기자들과 만나 “거대 양당 후보의 비리와 이들이 연루된 의혹들에 대해서도 조금씩 사실 규명되고 있다. 국민들이 판단할 수 있는 시기가 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부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2번째 공약으로 국토 균형발전과 재정 균형 등을 강조했다. 그는 “지자체의 재정재량권을 전면 확대하겠다. 지자체에 기업 관련 규제 자율권 등 경제행정권을 부여하겠다”고 설명했다.
또한 “소득세‧법인세 등에 공동세를 도입해 부가세 지방 비중을 확대하겠다. 지역개발‧복지‧교육‧문화 사업의 우선 순위를 지방이 정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평가 지표를 활용해 지자체를 경쟁시키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김 전 부총리는 “경쟁 결과에 따라 지역에 주는 실링의 규모 조정이 있을 것”이라며 “지방 재정을 낭비하거나 지자체의 청사를 크게 짓는 등 제대로 된 투자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 실링의 불이익을 받는 메커니즘을 만들 것”이라고 약속했다.
실링이란 정부 예산의 대체적 요구 한도. 각 부처의 다음 연도 예산의 개산(槪算) 요구에 대하여 국무 회의에서 일정한 기준을 정한다.
그러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재정 관련 공약을 거세게 비판했다. 최근 이 후보는 ‘재난지원금’ 카드를 다시 꺼낸 상황이다. 아울러 윤 후보는 ‘취임 이후 100일 내 50조 투입’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 전 부총리는 이들이 재정을 하나도 모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우선 재난지원금은 전 국민 지원보다는 피해계층에 보다 촘촘하고 두터운 지원을 통해 경제 회복력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라고 반박했다. 또한 “모든 국민에게 50~100만원을 준다는 것은 포퓰리즘에 의지한 선거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윤 후보의 취임 100일 내 50조 지급 공약은 실현 불가능하다. 내년 예산은 올해 정기국회에서 결정한다. 결국 정해진 예산 범위 내에서 아주 작은 수준의 일정 사업 범위 내에서만 가능한 것”이라며 “재정 메커니즘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고 했다.
김 전 부총리는 국민들이 저력과 잠재력을 갖췄다고 했다. 그는 “이번 대선에서 국민들은 앞으로 5년 동안의 정책과 콘텐츠, 해결 능력 등을 두고 후보를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정을 하나도 모르면서 마치 화수분처럼 나오는 것으로 얘기하고 있다. 자기주머니에서 나온다면 결코 함부로 할 수 없는 얘기”라고 비판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