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젤, 수출용 품목에 출하승인 웬말?… 식약처 “국내 판매 포착”

휴젤, 수출용 품목에 출하승인 웬말?… 식약처 “국내 판매 포착”

기사승인 2021-11-10 13:07:42

국가출하승인 위반 혐의를 받는 휴젤이 항변에 나섰지만, 행정처분 위기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위해사범중앙조사단 수사 결과 휴젤과 파마리서치바이오 등 2개 업체가 국가출하승인을 받지 않고 보툴리눔제제를 국내에 판매한 사실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적발된 제품은 총 6개 품목이다. 파마리서치바이오의 △리엔톡스주100단위 △리엔톡스주200단위, 휴젤의 △보툴렉스주 △보툴렉스주50단위 △보툴렉스주150단위 △보툴렉스주200단위 등이다.

식약처는 이들 제품의 품목허가를 취소하고, 회수·폐기 절차에 착수했다. 아울러 행정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사용 중지 조치도 실시했다.

이에 휴젤은 곧바로 입장문을 내고 반박에 나섰다. 행정처분을 받은 보툴렉스주는 수출용으로 생산됐기 때문에 국가출하승인 대상 의약품이 아니라는 것이 휴젤의 주장이다.

국가출하승인은 백신, 혈액제제, 항독소 등 의약품을 국내에 판매하기 전 거쳐야 하는 절차다. 식약처장의 제조·품질관리에 관한 자료 검토 및 시험검정을 실시해 보건위생상 특별한 주의가 필요한 생물학적 제제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보할 목적이다. 제약사가 식약처로부터 수출 전용 의약품으로 인정받은 제품은 국가출하승인이 면제된다. 

휴젤은 “식약처는 이를(품목허가 취소 대상 보툴렉스주) 수출용이 아니라 국내 판매용으로 간주하여 국가출하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논리로 이같은 조치를 내렸다”며 “그러나 해당 제품은 수출을 목적으로 생산 및 판매되었기에 국가출하승인 대상 의약품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약사법에 명시된 법의 제정 목적 및 ‘약사(藥事)’의 범위에 ‘수출’은 포함되지 않으므로 약사법 적용 대상이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법적 대응에 나설 계획도 밝혔다. 휴젤은 “당사는 즉각적으로 식약처 조치에 대한 취소소송(본안소송)을 제기하면서 동시에 집행정지 신청을 진행하여 영업과 회사 경영에 지장을 초래하는 일이 없도록 조속히 대응할 방침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수출용 의약품임을 다양한 근거를 바탕으로 소명해 왔지만, 식약처가 기존에 안내되거나 문제되지 않았던 유통 관행에 대해 종전과 다르게 법을 해석하고 적용하면서 결국 이 같은 조치를 내렸다”며 “명백한 법리적 판단의 차이가 존재하는 규정에 대해 무리한 해석을 내린 식약처의 이번 처분은 법적 절차를 통해 충분히 해결 가능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식약처는 단호한 입장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수출 목적으로 생산된 제품을 국내에 판매하지 않고 수출(직접 수출 또는 수출대행을 통한 수출)했다면 국가출하승인 대상이 아니지만, 조사단이 조사한 결과 (수출 목적 제품을) 국내에 판매한 것을 확인하였기에 처분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즉, 휴젤 측이 국가출하승인을 받지 않고 수출용 보툴렉스주를 생산한 것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해당 제품이 국내에 유통됐기 때문에 불법이라는 것이다. 식약처는 제조사가 국내 도매상에 수출용 제품을 넘기는 행위도 국내판매로 보고 불법으로 판단한다. 

식약처와 휴젤의 시각이 엇갈리는 만큼, 지난한 법정공방이 예상된다. 비슷한 이유로 지난해 행정처분을 받은 메디톡스도 현재까지 식약처와 소송을 벌이고 있다. 메디톡스는 보툴리눔제제 ‘메디톡신주’와 ‘코어톡스주’ 등에 대한 국가출하승인 위반으로 품목허가 취소 처분을 받았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
한성주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