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금지법제정연대(차제연)의 ‘국회를 향한 시민대행진’이 10일 도보행진 종착역인 국회 앞에 모여 집회를 개최했다.
행진단은 지난달 12일 부산시청에서 여정을 시작했다. 차별금지법 연내 제정을 목표로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까지 약 500km를 도보 행진했다. 그리고 10일 국회 앞에 도착해서 한 목소리로 “차별금지법 제정하라”를 외쳤다.
이날 도보행진에 참여한 시민들은 정치권이 차별금지법 제정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행진에 참여한 한 여성은 “국가가 사회적 합의를 운운하며 차별금지법 제정을 계속 미루고 있는 행태에 분노를 느껴 행진에 참여하게 됐다”며 “정치권이 차별금지법 연내 제정을 더 이상 미뤄선 안 된다”고 참가 이유를 밝혔다.
자신을 교사라고 소개한 남성은 “평소에 성 소수자 학생이나 교직원이 차별받고 힘들어하는 걸 자주 본다. 그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이 많이 없었다. 차별금지법이 빨리 제정돼 학교가 평등한 공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나왔다”고 말했다.
정혜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대표는 “지금까지 국회에 차별금지법 관련해 네 개 발의안이 올라왔음에도 논의조차 하지 않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며 “지금 국회의원들이 민생법안이다, 대선이다 하지만 정말 신경 써야 하는 건 국민들이 일상에서 차별당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집회에는 장혜영 정의당 의원도 참석해 차별금지법 제정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다.
장 의원은 “차별금지법 10만 입법 청원 만들어놨더니 지난 9일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에서 심의 기간을 2024년까지 연장했다. 21대 국회 내내 차별금지법을 ‘그림의 떡’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오는 17일 다시 법사위가 열린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차별금지법을 다룰지 안 다룰지 결정된다”며 “오늘 국회의원들에게 미적거리지 말고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똑똑히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민경 인턴기자 medsom@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