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서울 아파트 값을 두고 “하락 직전까지 진입했다”며 집값 고점론을 경고하고 나섰다. 반면 일부 민간 연구기관에서는 내년 수도권 집값 상승률을 7%로 보고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양측의 시각 차이가 드러나지만 집값 상승세가 꺾였다는 시각은 모두 동일하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사전청약, 2·4대책 예정지구 지정 등 주택공급 조치와 기준금리 인상, 가계부채 관리강화 등으로 최근 주택시장 안정화 흐름이 보다 확고해지는 양상”이라며 “매매시장의 경우 서울은 일부지역에서 아파트 가격이 하락 진입 직전 수준까지 안정됐다”고 밝혔다.
이어 “11월 실거래 절반이 직전거래 대비 보합·하락했으며, 지방은 세종·대구를 비롯해 가격하락 지역이 증가하는 추세”라면서 “매수심리를 간접 확인할 수 있는 아파트 경매시장 낙찰률(62.2%)이 연중 최저, 평균 응찰자 수도 2.8명으로 2000년대 이후 최저수준까지 하락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홍 부총리는 부동산 시장에서 가격 하락 전망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는 “최근 민간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가격 하락기였던 2019년 6월 이후 약 1년 반 만에 매매시장의 경우 중개업소들의 10월 대비 11월 가격 상승 전망 응답 비중은 30.4%에서 8.9%로, 가격하락 전망 응답 비중은 4.4%에서 20.4%로 큰 폭으로 변화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민간 연구기관인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전날 내년도 집값이 5~7%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앞으로 집값 상승세가 둔화되지만 상승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연구원은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높아진 집값 부담감 등에 따라 집값 상승세가 둔화되지만 주택 공급이 2023년 본격화되고, 물가 상승률이 높아 집값이 계속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권주안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몇몇 연구원에서 내년 주택 매매가격 상승폭을 1~2%대로 전망하지만 현재 물가상승률이 4%대 육박하고 있다”며 “내년 물가가 3~4% 오른다고 보면 1~2%대는 너무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물가 상승률을 고려할 때 5~7% 수준의 상승률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측의 시각 차이에도 모두 집값 상승세가 꺾였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었다. 연구원은 올해 집값이 연말까지 수도권 16%, 전국 13% 오를 것으로 예상하면서 내년 상승률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는 ‘하락 안정세’를 목표로 안정화 기조 확산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이다. 홍 부총리는 “정부는 부동산 정책의 기본 틀을 견지하며 시장기대를 상회하는 공급확대 및 적극적 수요관리 등을 통해 안정화 기조가 확산되도록 총력 경주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