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이슈된 ‘n번방 방지법’… 이재명‧윤석열 정면충돌

대선 이슈된 ‘n번방 방지법’… 이재명‧윤석열 정면충돌

이재명 “자유도 한계” vs 윤석열 “검열 공포”

기사승인 2021-12-13 13:12:08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왼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사진=임형택 기자

디지털 성범죄물의 유통을 막기 위해 마련된 이른바 ‘n번방 방지법(개정 전기통신사업법 및 정보통신망법)’ 실효성 논쟁이 여야 대선 후보의 공방으로 번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입장차를 보이면서다. 

이 후보는 지난 11일 경북 구미시 금오공과대학교에서 지역 대학생들과 만나 “모든 자유와 권리에는 본질적 한계와 법률적 한계가 있다”며 “표현의 자유에도 두 가지 한계가 있는 것이고 일단 합의했으면 규칙과 합의를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n번방 음란물 문제도 누리는 자유에 비해서 다른 사람이 너무 피해를 입으니까, 사회질서에 반하는 건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피해자에 대한 실질적 구제에 무게를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반면 윤 후보는 다른 생각이다. 윤 후보는 해당 법안이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한다는 입장이다.

윤 후보는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n번방 방지법’은 제2의 N번방 범죄를 막기에는 역부족인 반면, 절대다수의 선량한 시민들에게 ‘검열의 공포’를 안겨준다. 통신 비밀 침해 소지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무겁게 받아들여야 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고양이 동영상’도 검열에 걸려 공유할 수 없었다는 제보가 등장하기도 했다”며 “귀여운 고양이, 사랑하는 가족의 동영상도 검열의 대상이 된다면 그런 나라가 어떻게 자유의 나라겠나”라고 비꼬았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12일 경북 김천시 추풍령휴게소 경부고속도로 기념탑 방문한 뒤 “소크라테스식 ‘악법도 법이다’라는 말을 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여야 합의로 국민 의사를 존중해 만든 법”이라며 “(국민의힘) 자신들은 아무 책임도 없는 것처럼 마치 남 탓을 하는 것처럼 문제를 제기한다”고 날을 세웠다.

다만 재개정 여지는 열어뒀다. 그는 “그 법률이 워낙 강력해 일부 부작용이 전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6개월 정도 유예기간이 있다고 하니, 국민 권리 침해라는 논란이 없도록 추적·조사 활동도 해야 한다”며 “도저히 계속 유지가 어렵다면 재개정 절차를 밟아서 여야 합의로 개정하면 충분하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n번방 방지법’이 실효성이 없다며 재개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3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이 후보를 향해 “독재자나 쓸 법한 표현을 민주당 대선 후보가 써 놀랍다”며 “자유에는 한계가 아닌, 책임이 뒤따라야 하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준석 대표는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오는 게시물을 모니터링하고 제한하는 건 헌법 21조 언론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할 소지가 있다. 카카오톡 채팅방을 모니터링하고 제한하는 건 헌법 18조 통신의 비밀보장에 위배된다”고 꼬집었다.

범죄심리학자·프로파일러 출신인 이수정 공동 선대위원장 역시 “소위 10만명 이상 회원을 가진 플랫폼을 검열하는 일반 제재 형태의 단속으로는 목적조항인 디지털 성범죄를 줄이는 데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불법행위 하는 사람을 아주 구체적으로 타게팅(표적화)하는 IT 첨단 기술을 도입하겠다”고 설명했다.

정의당도 가세했다. 정의당은 ‘n번방 방지법’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재개정하자고 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13일 국회에서 열린 선대위 회의에서 “윤 후보가 N번방을 들고나온 이유가 ‘일베대통령 프로젝트’ 일환인 것은 누구나 다 짐작하는 바다. 국민의힘이 검열이라고 주장하는 부분은 각 포털이 자체적으로 필터링 알고리즘을 보완하면 될 일”이라고 질타했다.

심 후보는 “국민의힘 말로는 ‘N번방 방지법’을 강화하자는 취지라고 한다. 그렇다면 말 나온 김에 ‘강력한 N번방 방지법’ 만들면 된다. 윤 후보에게 정말 진정성이 있다면 저의 이런 제안을 흔쾌히 받아주시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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