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소상공인‧자영업자 살리기를 선언했다. 이 후보는 특별한 희생에는 보상이 따른다는 원칙에 따라 다양한 골목상권 활성화 정책을 언급했다. 아울러 공정성 회복을 약속하며 국민의힘의 참여를 요구했다.
이 후보는 20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상공인‧자영업 7대 공약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소상공인‧자영업의 골목상권 살리기는 단순한 서민경제 활성화를 넘어 대한민국 경제 요소요소에 자양분을 제공하는 실핏줄”이라며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매출 지원과 회복은 대한민국 혁신경제에 활력을 키워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가장 먼저 여러 가지 정책 원칙을 언급했다. 그는 “방역에 협조하는 일이 국민 개개인의 경제적 손해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애국이라는 이름, 사회적 헌신이라는 소중한 가치가 국민의 참다운 권리와 국민행복으로 함께 승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국가가 국민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피해를 본 국민 모두에게 지급할 것”이라며 “돈을 빌려 버티라는 금융지원이 아니라 피해 당사자에게 직접 지급하는 재정지원으로 바꾸겠다”고 주장했다.
또한 “가게 문을 닫고 난 뒤 뒷북치는 사후가 아니라 급하고 힘들 때 적재적소 지원을 원칙으로 하겠다”고 설명했다.
첫 번째 공약으로는 한국형 급여보호프로그램(Paycheck Protection Program) 도입을 꺼냈다. 이를 통해 사전보상과 온전한 보상 약속했다. 아울러 지역화폐 확대를 바탕으로 한 매출 회복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업체의 매출과 관계없이 발생하는 임대료와 고용유지 인건비 등 고정비 상환을 감면하는 한국형 고정비 상환감면 대출제도를 도입하겠다. 고금리 사채의 늪과 폐업의 벼랑으로 내몰린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신용회복을 돕고 채무 부담을 줄이겠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폐업한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재기 지원도 공약으로 내세웠다. 구체적으로는 △폐업 지원 확대 △생계비 지원 △임대‧가맹‧대리점 계약해지권 보장과 위약금 완화‧면제 지원 등을 언급했다.
이 후보는 “폐업하는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직업훈련을 비롯한 재취업‧재창업 관련 교육과 컨설팅, 재도전 특례보증 등 금융지원 등을 통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반을 정부가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자영업자 고용보험 가입률이 0.5%에 그친다. 이들이 고용보험을 꺼리는 이유를 찾아 해결하겠다. 국민을 탓할 것이 아니라 제도의 문제점을 찾아 고용보험 가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재난 시기 임차상인 임대료 부담 완화도 시사했다. 이 후보는 “해외에서는 재난에 의한 집합금지·영업제한 등으로 발생한 임차료 부담을 임대인‧임차인‧정부가 나누고 있다”며 “임대료 연체를 이유로 임차상인에 대한 계약해지‧갱신거절‧강제퇴거를 금지하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공정임대료 가이드라인을 만들겠다. 임차상인들이 대표를 선임해 단체협상을 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했다.
플랫폼 시장과 프랜차이즈 사업의 공정 회복도 약속했다. 이 후보는 “온라인플랫폼 시장에서 일부 대기업의 갑질과 전횡을 막아야 한다. 온라인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을 즉각 제정하겠다”고 말했다.
동시에 스마트 상점 구축 지원을 내걸었다. 그는 “온‧오프라인 상권 분석, 온라인몰 입점 및 온라인 수출 등 필요한 지원을 수행할 수 있도록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며 “디지털 상권, 메타버스 가게 등 스마트 상점 구축을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가맹본부‧대리점 사업자‧대기업 등의 불법‧불공정 행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등 처벌을 강화할 것이다. 매출액에 비례해 수수료를 납부하는 체계도 안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중소벤처기업부 내에 소상공인‧자영업을 전담하는 차관 신설도 약속했다. 해당 차관이 소상공인‧자영업 정책을 총괄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미다. 이를 통해 창업교육을 비롯한 소상공인‧자영업 특화 교육으로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소상공인‧자영업 위기 신호등을 개발하겠다. 위기 단계에 따른 대처방안을 매뉴얼로 만들어 위기 상황의 조짐부터 파악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청사진을 제시했다.
지역상권 중심 현장 밀착형 지원과 도심 제조업 르네상스 시대도 공약으로 꼽았다. 이 후보는 “골목상권 전담 지원기관을 각 지역에 설립하겠다. 지역의 문화와 특색을 살린 특화된 맞춤형 골목형 상점가를 적극적으로 육성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원자잿값 상승에 따른 납품단가 연동제 실시 △소공인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협동조합 설립 지원 △공정 자동화‧스마트화 등을 위한 정책자금 지원 △지역 특화 영세 소공인을 위한 개방형 복합지원센터 구축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이 후보는 소상공인‧자영업 지원에 국민의힘이 동참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그는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이 뒤따라야 한다. 생존의 기로 앞에서 ‘나중’은 없다”며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신속‧과감한 지원과 보상을 위해 조속한 국회 입법이 필요하다. 위험에 빠진 국민을 위해서 함께 해달라”고 요구했다.
또한 “이제 정말로 국민의힘을 보여달라. 국민의힘의 진정성과 더불어민주당의 진정성을 합쳐서 ‘국민과 더불어’사는 나라를 만들어야 하지 않겠나. 국민의힘의 전향적인 자세를 국민과 함께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부를 향해서도 “추경예산 편성을 시급히 추진해 달라. 정부가 혼신의 힘을 다해 취약계층을 보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더불어 “자본의 논리가 아닌 상생의 논리가 필요하다. 지역화폐와 소비쿠폰의 시행은 대기업과 일부 대형 플랫폼 업체만 이익이 몰리는 구조적 격차를 완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후 질의응답 시간에서도 “유독 대한민국만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가계지원이 부족했다. 그 사이 가계부채 증가율이 최고가 됐다”며 “결국 정부가 피해업종 자영업자‧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지원한 것은 나중의 위기로 지연시킨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위기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지 못한다. 상응하는 보상에도 한참이나 못 미친다”며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한 특별한 보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