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가족 논란’이 도마 위에 오르자 두 후보의 지지율이 휘청했다. 특히 20‧30대는 두 후보 모두 쉽사리 지지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20일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12일~17일까지 닷새간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304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 윤 후보는 44.4%, 이 후보는 38%로 나타났다. 두 사람의 지지율은 모두 하락했다. 윤 후보 지지율은 0.8%p 떨어졌고 이 후보도 1.7%p 빠졌다.
20‧30대의 지지율 하락은 더욱 두드러졌다. 윤 후보의 20대 지지율은 2.8%p 떨어진 38.8%, 이 후보는 1.4%p 내린 28.2%였다. 30대 지지율 역시 윤 후보는 2.3%p 하락한 39.4%였다. 이 후보는 0.6%p 소폭 오르며 37.8%로 지난 조사와 비슷했다.
특히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한 청년층이 늘어났다. 20대 부동층은 1주 만에 1.2%p 오른 12.7%, 30대는 0.5%p 상승한 11.0%로 나타났다.
같은 날 발표된 조사도 두 후보 지지율이 떨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17일~18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8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후보 지지율’을 묻자 이 후보는 40.3%, 윤 후보는 37.4%로 나타났다.
지난 조사 대비 이 후보는 0.3%p, 윤 후보는 4.6%p 각각 떨어졌다. 30대 지지율이 크게 빠진 것이 특징이다. 30대에서 윤 후보는 4.4%p 하락한 38.8%, 이 후보는 1.5%p 내린 33.8%로 집계됐다.
결국 1주일 새 거대양당 후보 모두 지지율이 떨어진 것이다. 최근 불거진 ‘가족 리스크’로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이 후보는 최근 장남의 ‘인터넷 도박’ 논란으로 시작된 각종 사생활 문제로 수세에 몰렸다. 이 후보가 직접 사과했으나 아들의 ‘성매매’ 의혹이 추가로 나와 수습이 어려운 분위기다. 특히 이 후보의 형수 욕설, 여배우 스캔들, 친형 강제입원 사건, 조카 변호부터 이 후보 배우자 김혜경씨의 ‘혜경궁 김씨’ 논란까지 숱한 의혹에 휩싸인 만큼 도덕성에는 큰 치명타가 가해진 셈이다.
윤 후보도 부인 김건희씨의 허위이력‧가짜 수상 논란에 곤경에 빠졌다. 심지어 그가 “사실 관계 파악이 우선”이라며 공식 사과에 유보적인 입장을 보여 여론의 몰매를 맞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그가 조국 전 법무부장관 일가 비리 수사를 전두지휘하며 내세웠던 ‘공정’ 가치가 퇴색됐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전문가들은 두 후보의 ‘가족 논란’이 20‧30대가 등을 돌린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20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두 후보의 가족 논란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여론조사가 보여준다. 특히 진실 여부를 떠나 두 후보의 네거티브전이 격화되며 20‧30대가 지지 철회하고 부동층으로 옮겨가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이어 “윤 후보에게는 상당히 뼈아픈 대목”이라며 “청년층은 국민의힘의 우군으로 생각했는데 윤 후보의 부인 논란이 커지며 상대적으로 타격이 컸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배철호 리얼미터 전문위원도 “모든 지표가 모두 하락세를 보인 것은 각 정당 후보 선출 이후 처음”이라며 “정책 실종 비판 속에 양 후보의 높은 비호감과 네거티브 난타전의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특히 중도층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 모두 빠진 것이 특징”이라며 “2030대는 다른 연령대와는 달리 충성도가 높지 않고 어느 후보가 우세하다고 이야기할 수 없는 세대다. 상대적으로 충성도가 낮은 연령대기 때문에 두 후보의 논란이나 발언 등으로 청년층 지지율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