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가 ‘청년 모시기’에 분주하다. 20‧30대가 이번 대선에서 ‘캐스팅보터(casting voter)’로 떠오르면서 청년들의 표심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이다.
그러나 일부 영입 인사들의 부적절한 과거 행적이 알려지면서 ‘보여주기식’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청년 대표성이나 진정성은 고려하지 않고 선거용 ‘반짝’ 효과를 위해 청년을 앞세우다보니 발생한 사태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국민의힘 선대위의 노재승 씨 영입이 대표적이다. 국민의힘은 노 씨를 지난 4일 윤석열 대선후보 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에 내정했다. 노 씨는 지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청년 유세 버스’에 올라 거침없는 연설을 해 유명세를 탔던 인물이다. 하지만 5·18 폭동 언급과 김구 비하, ‘재난지원금 개돼지’ 발언 등 과거 발언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자진 사퇴했다.
민주당도 마찬가지다. ‘MZ세대 전문가’ 명목으로 영입한 김윤이 뉴로어소시에이츠 대표(38)가 발표 하루 전까지 국민의힘 선대위에 합류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외부 영입인재’ 1호인 조동연 서경대 교수 역시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임명됐으나 과거 사생활 논란이 불거지며 사흘 만에 사퇴했다.
이를 두고 청년들은 탄식을 내뱉었다. 선거를 위해 일회성 이벤트로 청년을 이용했다고 비판했다. A씨(24)는 “이들이 청년을 대표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정치와 무관한 20‧30대 고스펙 전문가들이 일자리를 구하기 힘든 청년들의 마음을 어떻게 알겠나”라고 반문했다.
무분별한 청년 인재영입 경쟁이 표심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B씨(27)는 “20‧30대가 선대위에서 주요 직책을 맡는다고 해서 관심이 가진 않는다. 오히려 검증도 제대로 안 된 이들의 논란을 보면서 그저 나이만 보고 임명한 것 같아 반감만 든다. 이들을 보고 찍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C씨(25) 역시 “청년을 영입한다고 20‧30대의 표심이 잡히진 않을 것 같다. 청년의 삶을 바꿀 수 있는 실질적인 정책 제시에 집중했으면 좋겠다”고 쓴소리했다.
D씨(31)는 “이번 대선에서는 여야 주자들 모두 청년을 외쳐 삶이 조금 나아질 수 있을까 기대했는데 실망감으로 돌아왔다. 그저 ‘면피용 보여주기만 하는구나, 정치권이 바뀌지 않았구나’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