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호랑이의 해인 2022년 전국에서 분양을 계획하고 있는 민영 아파트가 41만 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올해 계획 물량보다 약 2만7000가구 증가한 물량으로 수도권에서 분양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청약 경쟁률은 공급물량 증가와 대출규제, 금리인상의 영향으로 내 집 마련 수요가 줄어들면서 올해 보다 다소 떨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31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내년 민영 아파트 계획물량은 41만8351가구(29일기준)로 올해 39만854가구 보다 2만7494가구 증가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도시주택공사(SH) 등의 공공 아파트의 경우 내년 2~3월 공급물량이 발표될 예정이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수도권에서 20만4225가구, 비수도권에서 21만4126가구가 분양을 계획하고 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공급을 계획하는 곳은 경기로 11만9624가구의 분양이 일정에 올라 있다. 뒤이어 △서울(4만8589가구) △인천(3만6012가구) △부산(3만3485가구) △충북(2만8026가구)△대구(2만6015가구) △충남(2만2452가구) △경남(1만9217가구) △경북(1만6973가구) △광주(1만6637가구) △대전(1만3715가구) △전남(9983가구) △전북(8207가구) △강원(6931가구) △울산(6777가구) △세종(3363가구) △제주(2345가구) 순서로 분양 계획물량이 많았다.
공급물량이 늘어나면서 청약 경쟁률은 올해 보다 다소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전국 아파트 평균 청약 경쟁률은 19.77대 1을 기록했다. 세종(195.39대 1)과 서울(164.13대 1)은 세 자릿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2000년 이후 가장 경쟁이 치열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올해 지역별로 청약 경쟁률에 편차가 있는데 전체적으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며 “내년에도 호조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사전청약 물량 공급에 따른 수요 분산 효과와 대출규제 강화 및 금리인상이 예상돼 올해 보다는 청약 경쟁률이 하락할 것”이라면서 “공급이 누적된 지역이나 입지가 열위인 지역은 양극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12월 지방에서는 청약 신청이 공급 규모에 못 미치는 곳들이 속속 등장했다. 대구에서는 6개 단지 중 5개 단지에서 청약 미달이 발생했으며, △전북·경북·경남(각 3곳) △전남·강원(각 2곳) △광주·울산·제주(각 1곳) 등에서도 청약이 공급을 따라가지 못 했다. 특히 대구의 경우 내년에도 2만6000가구 공급이 계획돼 있어 청약 미달 사태가 나올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꼽힌다.
여 수석연구원은 “대구의 경우 내년에도 현재와 같은 시장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공급이 누적되어 있고, 가격도 많이 올라 수요자들이 적극적으로 내 집 마련에 나서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청약 미달이 발생한 경남 등에서도 2만 가구 이상이 공급을 앞두고 있어 입지에 따른 청약 미달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내년 7만 가구 규모를 사전청약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7만 가구에는 공공은 물론 민간 물량도 일부 포함된다. 이 가운데 3만4000가구는 성남복정, 의왕월암, 시흥하중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공급된다. 내년 1분기 1만2000호를 시작으로 2분기 6000호, 3분기 4000호, 4분기 1만2000호씩 순차적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