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코로나라니”…확진 후 당신이 해야할 일 [이생안망] 

“내가 코로나라니”…확진 후 당신이 해야할 일 [이생안망] 

기사승인 2022-01-09 00:00:01
<편집자 주> 입버릇처럼 ‘이생망’을 외치며 이번 생은 망했다고 자조하는 2030세대. 그러나 사람의 일생을 하루로 환산하면 30세는 고작 오전 8시30분. 점심도 먹기 전에 하루를 망하게 둘 수 없다. 이번 생이 망할 것 같은 순간 꺼내 볼 치트키를 쿠키뉴스 2030 기자들이 모아봤다.

그래픽=이해영 디자이너

지난해 7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았다.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심각한 감염병에 걸린 건 이번 생에 처음이었다. ‘나 때문에 누가 감염되면 어쩌지.’ 며칠간 만난 동료와 친구들이 눈에 어른거렸다. 잠도 설쳤다. 죄인이 된 것 같아 주변에 알리는 것조차 조심스러웠다. 코로나19를 이겨낸 지 어느덧 6개월. 코로나19 확진에 ‘이생망!’을 외치는 누군가를 위해 당시 경험을 바탕으로 도움이 될 팁을 정리해봤다.

코로나19 검사는 집 근처 선별진료소에서 하자

개인적으로 느낀 감기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5가지다. △ 찬바람을 들이킨 것 같은 마른기침 △ 두 눈이 빨갛게 충혈 △ 목젖 아래가 크게 부음 △ 폐에서 느껴지는 답답함과 찌릿함 △ 후각과 미각 기능이 현저히 떨어짐 등이다. 일반 감기 증세와도 비슷해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려울 수 있다. 감염자 연령대와 컨디션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 기자는 후각과 미각 상실 증상이 가장 마지막에 왔다.

감기와 코로나19를 구분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는 것이다. 증상이 대부분 겹치거나, 확진자와 식사를 하는 등 확진 가능성이 크게 의심되는 상황이면, 직장이나 학교 주변 대신 꼭 집 주변 선별진료소로 가자. 검사를 받은 선별진료소와 집 근처 관할 보건소가 다른 지역일 경우, 정보 이관이 늦어져 격리 물품이 늦게 전달될 수 있다.

최근 행적을 미리 적어두자

확진 통보는 문자가 아닌 전화가 온다. 보통 검사 다음 날 아침 통보된다. 이후 보건소에서 감염자 상태를 묻는 전화가 수시로 온다. 감염자 거주 상황과 증세에 따라 재택치료, 혹은 생활치료센터 이송이 결정된다. 역학 조사관은 확진 전 최대 2주까지 행적을 묻는다. 동선이 많으면 꽤 진땀을 뺀다. 확진을 받으면 최근 동선과 만난 사람들을 메모장에 미리 정리해놓자. 조사 시간도 단축되고, 접촉했던 지인에게 알려야 할 때도 큰 도움이 된다.

○일 ○시 ○분, ○○동 ○○번지 A편의점 방문. 마스크 착용 여부, 만난 인원 등을 이야기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점은 거짓말하지 않는 것이다. 행적의 앞뒤가 맞지 않으면 역학 조사관이 되묻기도 한다. 과거처럼 동선 공개가 이뤄지지 않으니 안심해도 된다. 

격리시 받게 되는 물품들. 재택치료에 들어가면 의료키트가 더해지고 보건소에서 생활수칙 등을 안내받게 된다.    사진=한전진 기자

“나 확진이야”… 미안해도 연락은 필수

확진 전 만난 친구나 동료들에게 최대한 빠르게 연락해 상황이 커지는 것을 막자. 한 시간만 빨리 알려도 수십 명이 격리되는 걸 막을 수 있다. 알려야 할지, 말지 아리송한 경우에도 꼭 말해야 한다. 상대에게 겁을 주지 말고, 상황을 잘 알리는 것이 포인트다. 만약 밀접 접촉자라면 음성 판정을 받아도 꼭 10일 재택 격리 기간을 지켜야 한다. 코로나는 잠복기가 길어 음성이 양성으로 바뀌는 경우가 많다.

생활치료센터 가면, 버려도 될 것만 챙기자

고시원이나 쉐어하우스 등 생활공간을 공유하는 곳에 살고 있으면 생활치료센터에 가야 한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확진자는 재택치료가 원칙이다. 하지만 집이 감염에 취약한 환경이면, 생활치료센터 입소 통보를 받는다. 낯선 곳이라고 겁낼 필요 없다. 대학교 기숙사나 회사 연수원 등에서 10일간 격리를 받으면 된다.

생각보다 시설이 좋다. 식사도 잘 제공되는 편이다. 보통 2인 1실이지만, 4인 1실을 쓸 수도 있다. 기자도 생활치료센터에서 격리를 했다. 보건 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첫째주 기준 50.2%가 재택치료, 30%가 생활치료센터, 20%가 입원 치료를 받았다. 열 명 중 세 명이 생활치료센터에 가는 꼴이다.

입소가 결정되면 버려도 될 물건만 가져가는 게 좋다. 노트북 같은 전자기기는 다시 들고나올 수 있지만, 입‧퇴소 알콜 소독 절차 때 고장이 날 수 있으니 유의하자. 옷과 신발은 단독 세탁이 가능한 것만 다시 가져올 수 있다. 퇴소할 때 입을 퇴소복을 미리 싸두는 것도 잊어선 안 된다.

이겨낼 수 있다, 이겨낼 수 있다

‘잘 먹고, 잘 자면 낫는다’는 생각이 최고의 치료법이라는 점을 잊지 말자. 코로나19 증세는 연령대와 컨디션에 따라 천차만별로 나타난다. 젊은 연령대면 3~4일간 열과 기침, 두통 증세가 나타나다가 5일째부터는 증상이 서서히 완화된다. 가볍게 생각할 일은 아니지만, 좌절에 빠져 허우적댈 필요도 없다.

감염병에 대한 사회 인식도 많이 달라졌으니, 움츠러들지 말자. 누군가 감염시켰을지 모른다는 두려움, 사회에서 격리된 것 같은 외로움에 마음이 지치면 몸의 회복도 더뎌진다. 누구든 감염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남과 자신을 탓하지 말자. 오히려 감염 후 깨닫는 것도 많다. 사회의 연대감을 느낄 수 있다. 뒤에서 헌신하는 이들을 보는 경험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코로나19에 확진된 당신. 이번 생, 아직 안 망했다.

생활치료센터에서 퇴소하는 모습. ‘잘 먹고, 잘 자면 낫는다’는 생각이 최고의 치료법이라는 점을 잊지 말자.    사진=한전진 기자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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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t1076@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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