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철책 월북, 감시카메라 5회 포착에도 못 막았다

軍 철책 월북, 감시카메라 5회 포착에도 못 막았다

합참 월북상황 현장조사 결과 발표, 녹화영상서도 확인 못해
軍 “상황 엄중 인식”…6일 합참의장 주관 긴급 작전지휘관회의

기사승인 2022-01-05 12:46:54
5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조영수 합참전비태세검열실장이 철책 월북 사건 초동 조치 조사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공동취재=연합뉴스)

지난 1일 강원도 동부전선 군사분계선(MDL) 철책을 통해 민간인 1명이 월북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당시 GOP(일반전초) 감시카메라 3대에 월북 상황이 5회 포착됐음에도 감시병이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합동참모본부는 동부전선 철책으로 민간인 1명이 월북한 사건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5일 밝혔다.

특히 감시카메라에 월북 상황이 포착됐음에도 감시병이 인지하고 못한 것은 물론, 녹화영상 재생과정에서 녹화영상 저장서버에 입력된 시간과 실제 시간과 차이가 있어 월북 영상 확인을 하지 못해 특이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합참은 월북 사건 발생 하루 뒤인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검열단장을 포함 17명의 전비태세검열단을 월북 사건이 발생한 22사단에 파견해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합참에 따르면 이번 월북 사건과 관련 1일 낮 12시51분에도 이상 징후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발표에 의하면 지난 1월1일 12시51분께 00민통초소 관리 중대 상황실에서 민통초소 방향으로 이동하는 미상인원의 모습을 폐쇄회로TV(CCTV)로 최초 식별해 군이 경고방송을 실시했다. 이어 해당 미상인원이 경고방송을 듣고 00마을 방향으로 이동하는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합참은 미상인원이 이후 민통초소를 우회해 GOP 방향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했다.

월북은 이후 밤 9시 이후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합참은 발표에서 지난 1일 밤 9시17분께 GOP 열상감시장비에서 DMZ(비무장지대) 내 군사분계선 이남 지역에서 이동하는 미상인원의 모습을 처음 포착해 추적했다면서, 밤 10시49분께 군사분계선 이북에서 재식별된 후 1월2일 0시48분께 최종적으로 관측이 불가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월북 당시 경고등고 경고음이 발생했으나 특이상홍을 발견하지 못했고, 상급부대에 보고도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합참은 “1일 밤 18시36분께 GOP 철책을 넘는 과정에서 과학화경계시스템의 경고등과 경고음이 발생해 소대장 등 6명의 초동조치가 해당지역에 도착해 철책을 점검했으나 특이사항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조사 결과 GOP 감시카메라 3대에 철책 월북 상황이 총 5회 포착됐음에도 감시병이 실시간으로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 합참은 녹화영상에서도 입력시간과 실제 시간 차이로 확인하지 못해 특이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특히 대대지휘통제실은 자체 상황종료 후 상급부대와 대대장에게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합참은 월북 상황 당시 작전병력이 순차적으로 투입된 것도 확인했다. 합참은 “GOP 대대장은 저녁 6시36분 발생한 절곡상황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밤 9시17분경 DMZ 내 미상인원을 열상감시장비로 최초 식별했을 당시, 신병 확보를 위해 작전병력을 순차적으로 투입했다”고 설명했다.

초기작전은 지형과 이동방향 등을 고려해 귀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실시됐으며, 이후 군단과 사단 상황평가를 통해 월북 가능성 등 우발상황을 고려한 작전을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격거리 등으로 인해 미상인원과 접촉과 차단이 제한됐다는 설명이다.

또한 당시 북측 미상인원 4명도 포착됐다. 합참에 따르면 2일 0시43분께 열상감시장비에서 서북방향으로 이동하는 미상인우너 4명의 모습이 열상감시장비에 관측됐고, 미상인원 4명이 이동한 동일 지점에 약 4분 후 동북방향으로 이동하는 월북자가 재식별됐다.

합참은 감시영상 분석 결과, 동일 지점에서 포착된 시간 간격과 이동방향을 고려할 때 월북자와 미상인원 4명과는 접촉이 없었던 것으로 추정했다.

이번 월북 사건에 대해 합참은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특히 합참은 오는 6일 합참의장 주관으로 긴급 작전지휘관회의를 열어 이번 상황을 공유하고, 군단장 책임하에 경계작전부대 임무수행 능력 향상을 위한 특별기간을 운영키로 했다. 또 2월부터 합참 차원에서 경계작전부대 임부수행 실태 현장 점검에도 나설 예정이다.

합참은 “군은 이번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절치부심의 자세로 현장 작전부대 장병들이 정신적 대비태세를 확고히 하고 임무수행 능력과 체계를 조기에 확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회는 5일 오후 국방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월북 사건에 대한 긴급 현안 질의를 진행한다.

회의에서는 최근 동부 전선에서 발생한 월북자 사건을 다룬다. 특히 서욱 국방부 장관이 출석해 해당 사건에 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여야 의원들은 질의를 통해 군의 초동 조치에 대한 비판을 할 것으로 보인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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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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