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 외쳤던 윤석열… 이젠 청년이 없다

‘공정’ 외쳤던 윤석열… 이젠 청년이 없다

20‧30대 48.8% “윤석열, 대통령 되면 안 돼”
팀 공정 “尹 캠프에 청년 목소리 듣는 사람 없어”
박상병 교수 “김건희 씨 허위이력 논란, 공정 가치 건드려”

기사승인 2022-01-07 07:44:18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윤석열 선대위 제공

‘공정과 상식의 회복’을 외쳤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보이지 않는다. 그가 여러 논란을 자초한 탓이다. 이에 윤 후보를 지지했던 청년들도 등을 돌리고 있다.

윤 후보는 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지금까지 해온 것과 다른 모습으로 다시 시작하겠다. 지금까지 20‧30세대에게 실망을 줬던 행보를 깊이 반성하고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일 것을 약속드린다”며 선대위 해산과 개편을 발표했다. 

그러나 약 5시간 만에 ‘청년 홀대’ 논란이 불거졌다. 중앙선대위 국민소통본부가 온라인 진행한 청년 간담회에서 윤 후보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청년들은 25분가량 윤 후보를 기다렸다. 

논란이 되자 국민의힘 선대위는 당초 윤 후보 참석이 예정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윤 후보도 5일 밤 페이스북을 통해 “저의 참석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었음에도 국민소통본부에서 참석 예정이라 공지한 것은 분명한 잘못”이라며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없을 것을 약속드린다. 청년들의 비판을 달게 받겠다”고 했다.

하지만 청년들의 분노는 식지 않았다. 국민의힘 선대위에서 활동하던 20‧30대들도 자리를 내려놓고 떠났다. 곽승용 정책총괄본부 청년보좌역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청년 간담회를 보고 자리를 내려놓기로 결심했다”며 “청년들은 후보교체를 원한다. 이것이 청년들의 여론”이라고 일갈했다.

한상현 총괄특보단 청년보좌역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6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한 ‘변화와 쇄신’ 간담회에서 “지금 후보 곁에는 간신들‧아첨꾼‧기생충이 가득하다. 그들을 버리고 민심 심판대에 다시 서야 한다”고 비판했다. 

특히 윤 후보의 명언을 언급하며 “나 역시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 실패할 후보를 보좌해 역사에 죄를 지을 수 없다”며 선대위직을 내려놓고 떠났다.

윤 후보에 대한 마음을 접은 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지지를 선언한 청년들도 있다. 국민의힘 경선 당시 윤석열 캠프에서 활동하던 ‘팀 공정의 목소리(팀 공정)’는 지난달 21일 윤 후보를 질책하며 민주당에 입당했다.

안승진 팀 공정 대표는 윤 후보가 내건 ‘공정’이 ‘가짜’라고 지적했다. 그는 6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윤 후보의 경선 초반 이미지는 원리‧원칙에 충실한 공정한 사람이었다. 우리 사회에 공정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후보라고 생각해 지지했다”고 돌아봤다. 

이후 “그러나 실제로 캠프에서 경험한 윤 후보의 공정은 달랐다. 그가 말하는 공정은 선별적”이라며 “자리싸움에만 골몰했다. 청년들의 외침은 들으려는 사람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오히려 빨리 알아차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에 비해 이 후보는 청년들과 마주하려 노력한다. 마이크를 쥘 수 있는 환경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청년들 사이에서는 ‘안티 윤석열’ 정서가 감지된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3~4일 전국 만 18~39세 남녀 1024명을 대상으로 ‘가장 대통령이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인물’을 묻자 응답자의 48.8%가 윤 후보를 꼽았다. 이 후보(36.2%)보다 무려 12.6%p나 높은 수치다.

윤 후보가 내세웠던 ‘공정’ 가치마저 무너진 것으로 보인다. 같은 조사 대상에게 ‘공정 가치를 가장 잘 구현할 수 있는 인물’을 물은 결과 윤 후보는 14.9%에 그쳤다. 반면 이 후보는 24.8%를 기록했고 안 후보는 22.2%를 얻었다.

이는 윤 후보와 아내 김건희 씨를 비롯한 주변 인물들이 오히려 ‘공정’을 무너뜨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2030의 지지를 얻었던 이준석 대표와의 갈등과 윤 후보의 실언이 겹친 것도 또 다른 원인으로 지적된다. 앞서 윤 후보는 “극빈하면 자유를 모른다”거나 ‘주 120시간 노동’ 등으로 구설에 오른 바 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6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윤 후보는 초반 공정과 상식을 기치로 내세우며 지지율을 끌어왔다. 그러나 김건희 씨 허위이력 논란 등으로 인해 ‘내로남불’ 이미지가 커지며 청년들이 떠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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