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일하는 여성들의 어려움을 청취하며 젊은 여성 표심을 노리고 있다. ‘여성가족부 폐지’ ‘병사 월급 200만원’ 등 공약을 내걸며 ‘이대남(20대 남성)’ 공략에 집중하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상반된 모습이다.
이 후보는 10일 서울 동작구 스페이스살림에서 열린 ‘일하는 여성을 위한 스타트업 대표 간담회’에서 여성 창업자들을 만나 경력단절, 일‧생활 균형 등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일과 가정의 양립, 직장에서의 차별 문제는 사실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고 아직 여전히 남아있는 심각한 문제임이 분명하다”며 “이 문제를 어떻게 합리적으로 완화하고 해결하면서 평등한 사회로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사회로 갈 수 있을지를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남녀가 함께 육아 부담을 져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는 “이제 우리 사회는 육아를 부모가 함께 책임진다는 생각이 필요할 때다. 남성도 육아 책임을 분담한다면 그것을 즐기고 행복한 삶의 일부로 받아들일 수 있는데 지금 직장상황이 그렇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남성 육아휴직 제도를 보완하고 사회적으로 권장하면 정착이 될 것”이라며 “이렇게 하면 남녀평등도 개선되고 사회 생산성도 높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경력단절이 여성의 입장에서 가장 심각하다. 경력단절 최소화 또는 없앨 수 있도록 복지가 용이하게 동일한 조건으로 적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 그 방법으로는 국가가 돌봄 책임을 최대한 늘린다든지 남성‧여성 돌봄을 균등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써야 한다”고 했다.
최근 정치권에서 젠더 이슈가 도마 위에 오르는 상황에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후보는 “여성과 남성, 나오면 머리가 아프다. 이래선 안 된다”며 “정치권의 의도적인 전략으로 정치적 이익을 획득하는 조짐이 보이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질타했다.
이어 “모두는 평등한 존재고 인격적 존재라 존중 받아야 한다. 부당하게 차별받아서도 공격받아서도 안 된다”며 “한때 정치권에서 의도적인 분열책동, 분열전략 때문에 지역적으로도 (갈등을 겪던) 때가 있었다. 지역으로 나누면 아무 이유 없이 서로 증오하고 갈등하고 거기서 정치적으로 이익을 얻는 일이 있었는데 이럴 때일수록 상식과 합리를 찾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이대남 겨냥 공약을 제시하고 있는 윤 후보를 향해 일침을 가했다. 이 후보는 “폐지한다, 반대한다를 넘어서서 어떻게 하면 우리 사회가 더 개선될 수 있는지에 대한 대안을 말했으면 좋겠다”며 “남녀로 가를 문제가 아니고 원칙적으로 차별적 요소를 시정하고 평등 요소를 강화해야 한다. 정치적 목적으로 활용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덧붙였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