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일 1정책’을 내놓으며 공약 발표에 몰두하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인천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이 후보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국민의힘을 향해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냈다. ‘변호사비 대납 의혹 녹취록’ 등 자신의 의혹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이 후보는 14일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시즌2’ 일정으로 인천을 찾았다. 그는 이날 ‘윤석열 때리기’에 집중했다. 윤 후보가 내놓은 공약이 국민 여론에 따라 흔들린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인천 중구의 한 빌딩에서 인천지역 공약발표를 마친 뒤 “윤 후보는 말을 자주 바꾼다. 여성가족부 문제도 처음에는 성평등가족부라고 하다가 갑자기 폐지한다고 했다. 아마 국민들이 다른 요구를 하면 바꿀 것”이라며 “예를 들면 병사 월급 200만원을 제가 발표했을 때는 예산상 되겠냐는 입장을 취하다가 갑자기 200만원 지원을 말했다”고 질타했다.
국민의힘이 제시하는 공약은 믿을 수 없다고도 했다. 그는 “국민의힘 당의 특성이 ‘선거 때는 무슨 말은 못 하나’, ‘다 지키면 나라 망할 공약이라도 한다’ 이런 생각을 하는 분들이다. 저는 그게 변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이후 인천 부평구 부평문화의거리에서는 공세 수위를 더욱 높였다. 우선 윤 후보의 ‘배우자 리스크’를 정조준했다. 배우자 김건희씨의 허위이력 논란이 불거지자 영부인 보좌를 담당하는 청와대 제2부속실을 폐지하겠다고 한 윤 후보에게 날을 세웠다. 박근혜 정부의 세월호 사건 당시 대처처럼 무책임하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국가 지도자의 배우자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가.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대책을 세워야지 배우자 부속실을 없애버린다고 한다”면서 “이걸 보니까 딱 그 생각이 났다. 지휘를 잘못해서 세월호 피해가 발생했다. 그럼 책임질 생각을 해야지 ‘해경 없애버려’라고 했다. 그런데 재밌는 건 해경이 안 없어졌다. 그냥 즉흥적으로 말한 것이다. 문제가 있으면 문제를 고쳐야지 제도를 없애버리면 나라가 앞으로 갈 수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여가부 폐지 공약 역시 “여가부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어도 기능‧이름을 바꾸면 되지 않나. 남성·여성을 붙이지 말고 성평등가족부, 평등가족부로 바꾸면 된다. 그런데 성평등가족부를 한다더니 어느 날 갑자기 폐지하겠다고 하면 앞으로 어떤 정책을 어떻게 바꿀지 알 수 없고, 국민한테 약속을 지킬지 안 지킬지 어떻게 알 수 있나”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국가 책임자는 유능해야 한다. 대충 누구 시켜서, 점쟁이한테 물어봐서 알 수 있는 게 아니다. 점쟁이한테 물어보면 어떻게 하나”라고 꼬집었다.
이 후보는 자신의 의혹에 관해 적극적으로 해명하기도 했다. 특히 ‘변호사비 대납 의혹’ 최초 제보자인 이모씨 죽음에 “안타깝고 명복을 빈다(12일)” 정도의 짧은 입장을 내놨던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이 후보는 “이재명이 돈 20억원 변호사비를 어디서 받았다는 얘기가 나온다.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하며 “(제보자가) ‘우리끼리 돈 1억원 기부받아보려고 거짓말하는 것 녹음했다’고 한 게 밝혀졌는 데도 ‘이재명이 뭔가 염력 써서 어떻게 한 것 같다’고 말하는 집단이 바로 거짓말쟁이”라고 반박했다. 해당 의혹을 두고 ‘간접 살인’이라고 맹비난하는 국민의힘을 우회적으로 비난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조폭이 페이스북에 렌트카 해서 돈 많이 벌었다고 올린 것을 두고 ‘이 돈이 이재명이 준 거란다’고 폭로하는 집단이 있다. 또 ‘이재명 아들이 입시 부정 저질렀다’고 했으면서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우리 아들이 그래서 집에도 못 있는다. 이래 갖고 되겠나”라고 토로했다.
끝으로 이 후보는 “이런 집단에게 대한민국의 운명을 맡길 수 있겠나”라면서 “여러분이 지켜봐달라. 저는 기득권과 자꾸 다투고 못 하게 하고 이러다 보니까 제가 정말 상처도 많고 이미지도 나쁘다. 돈도 없고 조직도 없지만 이 자리까지 온 건 오로지 국민, 깨어있는 국민 덕이다. 고맙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인천=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