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화상’을 ‘사진‧영상’으로?… 국회, 꼼수 용어 개정

[단독] ‘화상’을 ‘사진‧영상’으로?… 국회, 꼼수 용어 개정

21대 국회, 용어 수정 발의 79개
‘한자어’ 사용 어렵다면서 ‘한자어’로 대안 제시하기도

기사승인 2022-01-15 06:00:02
한자어나 일본식 용어 개정이 들어간 법안들.   의안정보시스템 캡처

21대 국회가 어려운 한자어나 일본식 표현 등의 수정을 외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법안발의 개수를 채우기 위한 꼼수 발의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또한 의미 없는 법률안 개정은 행정 비용 낭비와 법률 해석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1대 국회에서 한자어나 일본식 표현 등의 용어를 수정하는 내용이 포함된 법률안은 현재까지 79개다. 

이러한 법안들은 대부분 한자어 표현이 이해하기 어렵다거나 국민의 일상적인 언어생활과 거리가 있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다만 이 중 일부는 ‘용어 수정’만으로 개정안을 발의한 케이스도 있었다. 한 법안에는 ‘화상’이라는 한자어를 또 다른 한자어인 ‘사진‧영상’으로 바꾸자는 경우도 있었다. ‘준수하다’를 ‘지키다’로 바꾸자는 법안도 있었다. 사실상 비용만 낭비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 국회의원도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이날 쿠키뉴스에 “단어를 두어 개만 바꾸는 수준의 법안은 발의 건수를 늘리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며 “법안 검토에 소요되는 행정비용 등을 고려하면 하지 않아야 하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법률 전문가 역시 마찬가지였다. 최주희 다지행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14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우리나라 말 자체에 한자어가 많다. 단순한 한글화는 해석의 기준을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아 오히려 더 많은 해석을 필요로 하게 된다”며 “법률은 적용받는 모든 사람이 다 잘아야 하는데 한글화가 오히려 법률 엘리트화를 부추길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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