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사고’ 정몽규 회장 사퇴 “국민 신뢰 한순간에 물거품”

‘붕괴사고’ 정몽규 회장 사퇴 “국민 신뢰 한순간에 물거품”

기사승인 2022-01-17 10:28:29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17일 서울 HDC현대산업개발 용산 사옥에서 광주 아파트 외벽 붕괴 사고와 관련 입장 발표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박효상 기자

“두 사건을 책임지고 이 시간 이후로 회장직에서 물러나겠습니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사퇴를 결심했다. 최근 광주에서 두 건의 대형 붕괴사고를 일으킨 데에 따른 책임성 사퇴인 셈이다. 정 회장은 이번 사고들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고, HDC현대산업개발은 자체적 쇄신을 하는 수순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17일 오전 10시 HDC현대산업개발 용산사옥 대회의실에서 “국민의 신뢰가 없으면 회사의 존립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같이 사퇴의사를 밝혔다. 11일 광주 서구 화정 아이파크 신축공사 현장 외벽붕괴 사고 발생 엿새만의 입장표명인 셈이다.

정 회장은 “1999년 현대자동차에서 현대사업개발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23년간 회사에서 고객 국민 신뢰 지키고자 해왔지만 이번 사고로 그런 노력이 한순간에 물거품 됐다”면서 “사고를 수습하고 그룹 차원에서 모든 노력과 지원을 약속 드린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최근 광주 시민 여러분께 큰 실망을 드렸다. 시공과정에서 무고한 시민들에게 사고가 발생했으며 죄송하고 참담한 마음”이라며 “피해자 가족분들게 보상은 물론 해당 아파트 입주 예정자분들께도 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사고가 난 아파트는 완전 철거나 재시공까지 고려 중인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최근 두 사건으로 광주시민께 상처를 드렸다”면서 “광주시와 상의해 안전과 재난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사고가 일어난 아파트는 안전에 대한 걱정 없도록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설명했다.

전국 건설현장에 대한 안전점검도 실시할 방침이다. 정 회장은 “전국의 건설현장에 대해서도 안전점검을 시행하겠다”며 “모든 고객들께서 안심하고 살 수 있도록 앞으로 현대산업개발이 지은 모든 구조물에 대해 안전점검을 대폭 늘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11일 광주 서구 화정 아이파크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201동 건물의 23~38층 외벽이 붕괴됐다. 이로 인해 근로자 6명이 실종됐다. 실종자 중 1명은 지난 14일 지하 1층에서 사망한 상태로 수습됐다. 현재 남은 5명을 찾기 위한 수색이 진행 중이다.

정 회장은 사고 발생 다음날인 12일 현장에 내려가 유병규 HDC현대산업개발 대표 등과 사고수습 방안 및 향후 대책 등을 논의해 늦장대처라는 지적이 있었다. 또 정 회장은 앞서 지난해 6월 광주 학동4구역 재개발 사업지 철거현장에서 발생한 붕괴사고와 관련해서도 다음날이 되서야 현장을 찾아 사죄의 뜻을 표명한 바 있다.

지난해 참사 발생 7개월 만에 또다시 참사가 발생하면서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한 국민들의 민심은 최악으로 치달은 상태다. 특히 광주시는 HDC현대산업개발이 광주에서 진행하는 모든 건축건설현장에 대해 ‘공사중지명령’을 내리는 등 강력한 조치를 취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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