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기업 현산 퇴출”…시민단체‧입주자 처벌 촉구

“살인기업 현산 퇴출”…시민단체‧입주자 처벌 촉구

정몽규 HDC그룹 회장 사퇴 “책임 통감”
시민단체 “광주 붕괴사고 탐욕이 원인…건설면허 취소해야”
수원 아이파크 입주자 집회도 이어져
“HDC현대산업개발, 부실시공에 사기분양까지”

기사승인 2022-01-17 16:30:40
안전사회시민연대 관계자들이 17일 오후 서울 용산구 현대산업개발 본사 앞에서 광주 아파트 붕괴 참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안세진 기자

“살인기업 현산 퇴출하라!” “정몽규 회장을 구속하라!”
“현산의 모든 아파트 공사를 중단하라!”


지난해 광주 학동 참사에 이어 광주 서구에서 시공 중인 아파트 외벽 붕괴사고가 발생하면서 시공을 맡은 HDC현대산업개발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시민사회단체와 입주자들을 중심으로 잇따르고 있다.

시민사회단체 안전사회시민연대는 17일 오후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본사 앞에서 정몽규 HDC그룹 회장과 경영진 처벌과 건설사 면허 취소를 요구하는 ‘광주 아파트 붕괴 참사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안전사회시민연대는 △건설안전 특별법 제정 △중대재해처벌법 대폭 강화 △다단계하청근절법 제정 △강력한 징벌적 손해배상법 제정 등을 요구했다.

최창우 안전사회시민연대 대표는 “지난 6월 광주에서 참사가 벌어졌을 때도 이 자리에서 똑같이 정몽규 회장을 구속하라고 오늘과 기자회견을 했다”고 운을 띄웠다. 그는 “이후 저는 현대산업개발을 고발했는데 검찰과 경찰은 고발인인 저를 불러다가 조사조차 하지 않았다”면서 “국가 권력이 기업을 처벌하지 않으니까 이같은 사고가 계속 반복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와 국회, 국토교통부는 살인 공범이라고 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안전사회시민연대 관계자들이 17일 오후 서울 용산구 현대산업개발 본사 앞에서 광주 아파트 붕괴 참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한 뒤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안세진 기자

또 그는 “정 회장이 오늘 사퇴했는데 눈속임용 사퇴라고 생각한다”면서 “사퇴쇼를 하지 말고 처벌받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화정아이파크 외벽 붕괴사고 책임을 지고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정 회장은 회장직에선 물러났지만 대주주인 만큼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 밝혔다.

안전사회시민연대는 HDC현대산업개발의 건설면허를 취소해야 한다고도 밝혔다. 최 대표는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의 원인은 건설사의 탐욕과, 이를 위해 유지되는 다단계 하청구조와 불법 하도급"라면서 "다단계 하도급 구조를 없애고, 건설분야 안전사고 문제 해결을 위한 별도의 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중대재해 처벌법을 강화해, 안전참사를 일으키는 기업의 대표와 경영진도 처벌하고, 강력한 징벌적 손해배상도 도입해야 한다"며 “오는 27일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은 여전히 구멍이 많아 원청 대표와 경영진 처벌이 어렵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중대재해처벌법을 강화하고 건설안전 특별법 제정, 다단계 하청 근절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17일 오후 서울 용산구 현대산업개발 본사 앞에서 수원아이파크시티 발전 및 소송위원회가 집회를 진행 중이다. 사진=수원아이파크시티 발전 및 소송위원회

같은 날 아이파크 입주자들의 분노도 집회로 이어졌다. 수원아이파크시티 발전 및 소송위원회도 이날 오후 HDC현대산업개발 본사 앞에서 '수원아이파크시티 부실시공 및 사기분양 규탄대회'를 열었다. 현재 수원아이파크시티 소송위원회는 시행·시공자인 HDC현대산업개발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으며 이달 재판을 앞두고 있다.

수원아이파크시티 입주민들은 HDC현대산업개발의 수원시 권선지구 개발 사례가 ‘성남시 대장지구’와 판박이라며 허위·사기 분양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HDC현산이 분양 당시 홍보했던 것과 달리 상업·공공시설 등 기반시설 공사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병원과 쇼핑몰, 학교가 들어서야 할 부지는 지금까지 공터로 남아 있다. 

부실시공도 논란도 일고 있다. 소송위는 “입주 초부터 현재까지도 수원아이파크시티 대부분 단지에서 누수 및 하자로 인한 부실시공이 있어 여러 차례 항의했지만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HDC현대산업개발은 수원시 내 모든 사업을 중단하고 권선지구에서도 당장 떠나라”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11일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 중인 광주 화정동 아이파크 아파트 신축 현장에서 아파트 외벽이 무너져 내렸다. 이 사고로 3명이 다치고 6명의 현장 근로자가 실종됐다. 실종자 중 1명은 지난 14일 지하 1층에서 사망한 상태로 수습됐다. 현재 남은 5명을 찾기 위한 수색이 진행 중이다.

한편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6월에도 광주에서 안전사고를 냈다.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구역에서 철거 중이던 5층 건물이 도로 쪽으로 무너지면서 9명이 숨지고 8명이 큰 부상을 입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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