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김건희씨가 출마한 걸로 생각한 게 아닌가 (싶다). 당대표부터 대변인, 의원들, 지지자들까지 몽땅 다 김씨에 대해 집중 포격을 가하고 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20일 CBS라디오 ‘한판승부’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민주당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무속인’ 논란을 파고들며 ‘김건희 리스크’를 부각하기 위해 열을 올리자 이같은 말까지 나온 것이다.
실제로 민주당은 김씨의 논란을 조목조목 짚으며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20일 울산시당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김씨 녹취록과 관련해 ‘건진법사’라는 일종의 무속인이 선대본부 중심 역할을 했던 것으로 나와 많은 국민들 염려하고 있다”며 “단순히 개인의 길흉화복을 넘어 국가의 국정을 판단하는 데 무속인의 도움을 받는다는 건 대단히 위험한 일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김씨의 허위경력 자료 제출에 대해 겸임교수는 공채가 아니라고 나왔다. 근데 사실을 알아보니 공고까지 했던 공채였고 6명 지원해서 3명이 면접까지 본 것으로 드러났다”며 김씨의 허위이력 논란을 언급했다.
김씨를 박근혜 정부 비선실세로 알려진 최서원씨(개명 전 최순실)에 빗대기도 했다. 안민석 민주당 선대위 총괄특보단장은 19일 CBS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김씨의 ‘7시간 통화 녹음’에 대해 “무속인을 가까이 둔다는 점에서 최순실의 아류를 보는 느낌이었다”며 “최순실씨가 돈과 권력이면 뭐든지 다 해결된다는 그런 그릇된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나. 그런 면에서 두 사람이 똑같다”고 꼬집었다.
김씨의 재산 형성 과정에 관한 의문도 제기했다. 김씨가 2021년 신고한 재산은 69억2000만원인데, 그가 1991년부터 벌어들인 소득을 추산해보니 7억7000만원 정도에 그친다는 주장이다.
김병기 민주당 선대위 현안대응 태스크포스(TF) 상임단장은 19일 민주당사 브리핑을 통해 “대학 강사료와 (김씨가 대표로 있는) 코바나콘텐츠 회사 월급 200만원이 주요 수입원이었던 김씨가 어떻게 30대에 수십억의 주식과 부동산을 매수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라며 “재산증식과정을 명확히 해명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김씨의 검증이 대선 후보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20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김씨가 그만큼 윤 후보한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니 땐 굴뚝에 나는 연기가 아니고 땐 굴뚝에 연기가 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해찬 민주당 선대위 상임고문은 18일 ‘이재명 플러스’ 앱에 게재한 칼럼을 통해 “대선은 국가의 큰 공적 사안이므로 대통령 후보는 당연히 공인이다. 대통령 후보의 배우자도 당연히 공인”이라며 “윤 후보는 자신의 아내일 뿐이며 제2부속실도 없애겠다는데, 이는 윤 후보가 얼마나 국가 내치와 외교에 무지하고 무책임한지를 드러내는 말”이라고 질타했다.
이러한 민주당의 파상공세 배경에는 김씨의 논란이 윤 후보 지지층 일부의 마음을 돌릴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종구 시사평론가는 20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이 책임정당으로서 상대 정당을 비판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일반 유권자들은 ‘무속인 논란’을 보고 최순실씨를 떠올릴 수 있다. 민주당은 국정운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 우려한 이들이 돌아설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