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디셈버’, 이게 핵앤슬래시지! [쿡기자가 해봤다]

‘언디셈버’, 이게 핵앤슬래시지! [쿡기자가 해봤다]

기사승인 2022-01-22 06:30:02
라인게임즈 '언디셈버'. 언디셈버


라인게임즈의 신작 ‘핵앤슬래시’ 액션RPG ‘언디셈버’가 13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모바일과 PC(라인게임즈 플로어) 멀티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 작품은 핵앤슬래시 장르의 특징을 잘 살린 호쾌한 타격감과 속도감있는 전투로 호평을 받고 있다.

또한 언디셈버는 ‘스킬 룬’과 ‘링크 룬’을 활용한 자유로운 성장 방식이 적용돼 클래스(직업) 구분 없는 성장의 재미를 강조했다. 기존의 핵앤슬래시 게임의 경우 육성이 자유롭다 해도 기본적인 클래스의 한계는 분명히 존재했다. 하지만 언디셈버는 ‘화염구’를 난사하는 궁수, ‘소환수’와 함께 사냥하는 전사와 같이 참신한 캐릭터를 육성할 수 있다.

초반 성적도 나쁘지 않다. 21일 기준으로 언디셈버는 구글 앱마켓 구글플레이 최고 매출 7위, 인기순위 4위를 기록 중이다. 출시 초반 불안정한 서비스 환경 개선을 위한 잦은 점검으로 인해 이용자들의 원성을 듣기도 했지만, 점차 나아지고 있다.

게임&스포츠팀 기자들은 언디셈버가 출시된 직후 게임을 플레이하며 소감을 나눴다. 

몰이 사냥을 하는 문대찬 기자의 캐릭터.   사진=문대찬 기자

자동사냥 없는 짜릿함…손맛 하나는 진짜

강한결 : 나는 지난해 ‘UBT(언박싱 테스트)’ 당시 이 게임을 먼저 플레이를 했다. 당시에 굉장히 재밌게 플레이했던 기억이 난다. 개인적으로 핵앤슬래시 장르를 좋아하는 편이다. ‘디아블로2’, ‘디아블로3’ 등의 게임을 즐겼다. 많이 해보진 않았지만 타격감이 확실해서 만족스러웠다.

문대찬 : 튜토리얼 때부터 ‘이 게임 괜찮은데’라는 느낌이 왔던 것 같다. 각 룬의 특성에 맞게 다양한 전투 방식을 보여주는데 조작감, 타격감이 좋았던 게 마음을 사로잡았다. 부담스럽지 않은 그래픽에, 최적화도 잘 되어 있어서 게임 플레이에 부담이 없었다. 

강한결 : 지난해 많은 RPG가 출시됐다. ‘제2의나라’, ‘블레이드&소울2’, ‘오딘: 발할라 라이징’, ‘리니지W’까지 대략적으로 생각나는 것이 이 정도인데 그중 조작감과 타격감이 가장 훌륭했다. 아, 물론 핵앤슬래시 장르 특성상 타격감이 좋아야 하는 것은 당연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만족스러웠다는 말을 하고 싶다. 자동전투가 없는 국산 RPG를 얼마 만에 보는 건지 모르겠다.

문대찬 : 동감한다. 확실히 한결 기자 말처럼 오랜만에 컨트롤에 집중할 수 있는 게임을 발견해 기분이 좋았다. 언디셈버에서는 소위 말하는 ‘말뚝딜’만 하고 있으면 금세 몬스터들한테 둘러싸여 체력이 바닥나기 십상이다. 매 순간 크고 작은 컨트롤을 필요로 한다. 오히려 언디셈버 특유의 ‘손맛’을 느끼기엔 이 정도가 딱 좋다는 느낌이었다. 

강한결 : 어떤 무기를 사용하는지에 따라서도 플레이 방식이 달라질 것 같다. 나는 이번에 활을 사용하는 원거리 딜러 콘셉트로 캐릭터를 육성했다. 여기에 화염구와 냉기마법을 사용하는 낭만을 첨가했다. 검을 사용하는 전사 캐릭터보다 타격감은 덜할 수 있지만, 조작감은 굉장히 높았다.

문대찬 : 알다시피 나는 원래 원딜 위주의 캐릭터를 키우지 않나. 사실 활이 카이팅 하는 맛이 쏠쏠했는데, 하다 보니 손목이 아파서 종국엔 무식하게 칼로 몬스터를 때려잡았다(웃음). 핵앤슬래시는 아무래도 몬스터들을 하나도 남김없이 청소하는 맛 아닌가. 맵을 넓게 쓰면서 몬스터를 모으고, 광역 스킬로 단번에 쓸어버리는 맛이 일품이었다. 스킬 쿨타임이 적고 마나 소모량도 많지 않아서 시원시원하게 스킬을 시전 할 수 있는 것도 좋았다. 

화염구를 사용하는 궁수를 육성한 강한결 기자.   사진=강한결 기자

궁수가 화염구를?… 육성 자유도는 역대 최고

문대찬 :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것은 육성 자유도가 매우 높았다는 점이다. 다들 어렸을 때 ‘메이플스토리’를 하면서 그런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나는 당시 전사를 키웠는데 2차 전직을 하고 보니 특별한 이동기가 없었다. 마법사는 ‘텔레포트’가 있고, 도적은 ‘플래시 점프’가 있는데 나만 뚜벅이로 다녀서 서러움이 컸다. 그래서 ‘전사도 다른 직업 스킬을 배우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언디셈버는 그런 낭만을 충족시켜주는 게임이었다.

강한결 : 나랑 같은 생각을 했던 동지를 만나서 너무 기쁘다(웃음). 게임을 하다 보면 정석 육성테크가 생기기 마련이다. 게임을 효율적으로 하려면 반강제로 육성법을 따라야 한다. 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반골 기질이 강한 나는 이게 굉장히 불만족스러웠다. 

솔직히 만화 캐릭터도 보면 단순히 칼만 쓰는 검사보다 마법과 검술을 동시에 사용하는 마검사가 더 강하지 않나. 문제는 게임에서 이렇게 키우면 보통은 ‘망캐(망한 캐릭터)’가 된다는 것이다. 아예 스킬트리가 정해진 경우도 많고. 하지만 언디셈버에서는 그런 제한이 없어서 매우 좋았다.

문대찬 : 맞다. 직업에 구애받지 않고 룬과 무기에 따라 얼마든지 플레이 방식을 달리 할 수 있다는 게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나는 근접과 원거리 룬을 함께 세팅했는데, 던전을 구성하는 몬스터 종류에 따라 전략적으로 플레이 방식을 바꿔 플레이했다.

또한 저레벨 구간에도 성장이 정체된다는 느낌이 적어서 좋았다. 보통 핵앤슬래시는 ‘고인물’들의 장르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속적인 파밍과 레벨업으로 ‘만렙(최고 레벨)’을 달성해야 본격적으로 콘텐츠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뉴비들이 접근하기엔 어려운 장르다. 하지만 언디셈버는 조디악 특성, 룬 성장 등을 거듭하면 대미지가 달라지는 게 체감됐다. 아직 최종 콘텐츠를 보지 않아서 그럴 수는 있지만, 진입장벽이 다소 낮다는 느낌을 받았다.   

화려한 스킬이펙트가 무리없이 나오는 그래픽.   사진=문대찬 기자

그래픽은 만족… 스토리는 다소 애매...?

강한결 : 그래픽 얘기를 해보자. 나는 이 게임을 하면서 디아블로3과 굉장히 유사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개인적으로 핵앤슬래시 장르에서 그래픽은 중요하지만 중요하지 않은 요소라고 본다. 예를 들어 스킬의 화려함과 몬스터를 써는 맛은 최대한 표현해야 하지만, 굳이 풍경을 화려하고 퀄리티 높게 묘사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오픈월드 풍의 게임이라면 모를까, 결국 핵앤슬래시는 몬스터를 사냥하는 게 주요 콘텐츠니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언디셈버의 그래픽은 적절한 수준이었다고 본다. 아까도 말했던 것처럼 텍스처도 부드럽고, 모델링도 깔끔했다.  

문대찬 : 나도 마찬가지다. 그래픽이 부담스럽지 않고 무난해서 좋았다. 그래픽이 무거웠다면 이 정도의 최적화 수준과 조작감을 가져가지 못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딱 ‘스킬 이펙트가 멋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여서 만족했다. 컷신도 나름 괜찮았다. 액트를 진행하다 보면 중간중간 컷신이 나오는데, 그래픽이 깨지는 부분도 없었고 깔끔하게 호불호가 없는 무난한 방식으로 연출된 것 같아서 만족스러웠다.

강한결 : 컷신 영상이 나와서 하는 말인데, 스토리는 어땠는지 궁금하다. 아까 말한 것처럼 핵앤슬래시의 핵심은 사냥이긴 하다. 하지만 나는 가장 많이 플레이한 핵앤슬래쉬가 디아블로여서 그런지 스토리를 자꾸 비교하게 되더라. 튜토리얼 부분에 살짝 게임의 배경이 나오긴 하지만 다소 이야기 서사의 깊이는 얕다는 인상을 받았다.

문대찬 : 십분 공감한다. 액트 1을 클리어하는 과정에서 ‘핀’이라는 캐릭터가 등장한다. 아무리 봐도 흑막 느낌이 매우 강한 캐릭터다. 그런데 주인공은 이 캐릭터를 동료하고 여기며 맹신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기존 RPG 특유의 상투적인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든다.

모바일에서도 문제없이 돌아간다.   사진=강한결 기자

PC와 모바일… 그래서 당신의 선택은?

강한결 : 언디셈버는 PC와 모바일에서 동시에 플레이가 가능한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하고 있다. 우리 모두 PC와 모바일에서 게임을 플레이했는데, 소감이 어땠는지 말해보자. PC는 아까부터 계속해서 얘기했으니 모바일 위주로 설명하겠다. 

솔직히 정말 놀랐다. 최근 1년 동안 출시된 RPG 가운데 최적화는 단연 최고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 ‘최근 출시된 크로스 플랫폼 RPG는 사실상 PC로 하라고 만들었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모바일로 플레이하려면 사실상 자동사냥을 켜두고 방치만 해야 한다. 하지만 언디셈버는 모바일에서도 원활하게 플레이할 수 있어서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문대찬 : 내 스마트폰 기종이 갤럭시10e다. 최근에 출시된 게임들은 최적화 상태가 좋지 않아 사실상 모바일에서 즐기는 게 불가능했다. 그런데 그래픽 사양이 그리 높지 않아서인지는 몰라도, 언디셈버는 내 모바일 기기에서도 무리 없이 가동됐다. 물론 그래픽이나 모션 등은 PC 버전을 따라갈 수 없었지만 수동전투에 큰 문제가 없었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강한결 : 조작감도 만족스럽다. 모바일 환경에서 자동전투 없이 오로지 수동조작으로만 사냥하는 것이 가능할지에 대한 걱정도 있었지만, 플레이해보니 괜한 기우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격을 회피하고 카이팅하는 데 문제가 없었다. 여기에 기기 사양만 좋다면 모바일에서도 PC 버전만큼의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자동사냥이 없는 '언디셈버'.   사진=문대찬 기자

다 좋았는데, 정말 다 좋았는데… 무한점검은 이제 그만

문대찬 : 오랫동안 ‘쿡기자가 해봤다’를 연재하고 있는데, 기자 일을 하다 보면 기사를 쓰기 위해 하기 싫은 게임을 억지로 붙들고 있어야 되는 경우가 있다. 아, 물론 게임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고 내 취향과 맞지 않는다는 것이니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웃음). 그런데 언디셈버는 정말 오랜만에 재밌게 플레이한 RPG다. 

비결은 결국 수준 높은 조작감을 기반으로 한 수동전투에 있는 것 같다. 컨트롤을 조금이라도 하지 않으면 일반 던전에서도 금방 빈사 상태가 되니 줄곧 긴장을 유지하며 플레이해야 하는데, 덕분에 절로 몰입감이 깊어진다.

강한결 : 나도 정말 즐겁게 게임을 했던 것 같다. 최근에 심각한 게임불감증을 겪고 있는데, 언디셈버는 오랜만에 재밌게 플레이한 작품이다. 더욱 칭찬하고 싶은 것은 PC와 모바일 환경 모두에서 최적의 환경을 만들었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자동전투가 있는 게임을 좋아하지 않는다. 게이머들의 편의를 위해서 자동전투라는 개념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자동전투가 생기고 난 이후 모바일 RPG는 관상용 게임으로 전락해버렸다는 생각이 든다. 컨트롤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누가 더 시간을 쏟아 붓고, 과금을 더 많이 하냐에 따라 강함이 결정되는 양상이 더욱 짙어졌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자동사냥 기능을 선택지에서 아예 배제한 언디셈버 개발진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다.

문대찬 : 물론 아쉬움이 아예 없던 것은 아니다. 타격감이 좋긴 했지만, 기대치가 커서 그런지 조금 살짝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조금만 히팅 효과를 다듬는다면 사냥을 즐기는 맛이 더해질 것 같다. 그리고 퀘스트와 사냥을 반복하는 기계적이고 반복적인 게임 시스템에 변화가 있었다면 더욱 매력적이었을 것 같다.

강한결 : 그보다 더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오픈빨’을 받아서 이용자를 늘려야 하는 초반부터 서버 불안정 이슈가 터진 것은 너무 아쉽다. 통상적으로 게임업계에는 네 개의 명검이 존재한다. ‘정기점검’, ‘긴급점검’, ‘임시점검’, ‘연장점검’. 언디셈버는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정기점검은 특별하게 없었다. 다만 오픈한지 이제 막 일주일 된 게임에서 3대 명검이 모두 나왔다는 건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문대찬 : 맞다. 우리도 정말 게임하기 힘들었다. 그래도 긍정적으로 본다면 서버 이슈만 해결되면 비판점이 거의 없는 게임이라고 볼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리고 검점도 이용자들의 지적을 수용하기 위해 계속 진행한 것이라니 또 너무 뭐라고만 할 수도 없다. 이번에 피드백 이후에 인벤토리 칸도 늘었잖나. 이용자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듣는 건 좋은 태도다. 앞으로 더 나아질 언디셈버를 기대해본다.

문대찬, 강한결 기자 sh04khk@kukinews.com
강한결 기자
sh04khk@kukinews.com
강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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