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지지율이 상반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임기 마지막 해를 보내고 있는 문 대통령은 상승세를 보인 반면 한창 선거를 뛰고 있는 이 후보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헌정사상 최초로 ‘레임덕 없는 대통령’에 가까워진 문 대통령과 달리 이 후보는 다소 고전하는 분위기다. 다만 선거 막바지에 다다를수록 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이 이 후보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데이터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24일 전국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문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를 조사한 결과, ‘잘하고 있다’는 긍정평가는 지난 조사 대비 1.3%p 오른 44.1%를 기록했다. ‘매우 잘함’ 28.6%, ‘다소 잘함’ 15.5%로 적극 긍정 평가가 더 높았다.
반대로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는 54.0%(매우 잘못 39.8%, 다소 잘못 14.2%)로 지난 조사 대비 1.5%p 내렸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 유보층은 1.9%였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30% 후반에서 40% 초반을 오르내리고 있다. 데이터리서치가 실시한 정기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4달간 문 대통령 지지율은 △지난해 10월 25일 42.2% △11월 29일 39.8% △12월 27일 42.8% △올해 1월 24일 44.1% 등을 기록했다.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16~21일간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1월 3주차 문 대통령 지지율은 41.0%였다. 지난해 12월 3주차는 40.2%, 11월 3주차는 39.5%로 큰 변화가 없었다.
40%대로 비교적 안정적인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문 대통령과 달리, 이 후보의 지지율은 30%대 박스권에서 고전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24~25일 대선후보 다자대결을 조사한 결과, 이 후보는 지난 조사 대비 1.3%p 내린 35.6%였다. 경쟁후보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5.5%p 오른 44.7%를 기록했다.
코리아정보리서치가 뉴스핌 의뢰로 지난 23일 실시한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에서도, 윤 후보는 42.4%, 이 후보는 35.6%로 집계됐다. 두 조사(9.1%p, 6.8%p) 모두 윤 후보가 이 후보를 오차범위(95%의 신뢰수준 ±3.1%포인트) 밖에서 앞섰다.
현 상황은 문 대통령 지지층 등 범여권 지지율이 아직 이 후보에게 결집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가 중도층 표심에서 고전하고 있는 부분도 이유로 꼽힌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여권과 호남에선 여전히 이 후보에 대한 의구심이 크다. 특히 이 후보가 중도층 표심에서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 후보에게 향할 중도 표심을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흡수하는 모양새”라고 분석했다.
다만 선거 막바지로 갈수록 문 대통령의 지지층을 이 후보가 흡수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박 교수는 “결국 사표 가능성을 고민하기 때문에 이 후보를 뽑을 것이다. 호남부터 이 후보로 결집할 것”이라며 “정권교체 여론이 높지만 문 대통령의 지지율도 높기 때문에 정권교체론이 안 먹힐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