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비통 떠난다? 면세업계, 코로나‧명품이탈까지 ‘먹구름’

루이비통 떠난다? 면세업계, 코로나‧명품이탈까지 ‘먹구름’

기사승인 2022-01-27 06:00:01
코로나19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쿠키뉴스DB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면세업계가 해외 명품 브랜드의 이탈 가능성에 고심하고 있다. 최근 루이비통은 국내 면세점들의 따이궁(중국 보따리상) 의존도를 문제 삼아 시내 면세점 철수를 진행 중이다. 업계는 타 명품 브랜드의 도미노 퇴점으로 번질까 시름이 깊다. 

지난 17일 영국의 면세유통전문지 무디 데이빗 리포트에 따르면, 루이비통은 롯데면세점 제주점 매장 운영을 중단한 데 이어 오는 3월 신라면세점 제주점, 롯데면세점 부산점과 잠실 월드타워점에 있는 매장을 추가로 닫을 예정이다. 보도에 따르면, 루이비통은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 신세계면세점 본점에 있는 나머지 시내면세점 매장도 올해 10월과 내년 3월 사이에 모두 철수할 계획이다. 

루이비통은 시내 면세점보다는 공항 면세점, 특히 중국의 국내선 공항 면세점에 집중하기로 하고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루이비통의 결정은 따이궁과 깊은 연관이 있다. 보따리 상인인 이들이 브랜드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따이궁은 국내 면세점에서 대량으로 물건을 구입해 중국으로 귀국 후 ‘되팔이’ 수익을 올리는 이들이다. 2017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 이후 국내 면세점의 따이궁 매출 의존도는 90%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지난해 6월에도 루이비통은 한국의 시내면세점 철수를 시사했던 바 있다. 당시 루이비통은 무디 데이빗 리포트에 “한국 시내면세점은 따이궁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며 “시내면세점 대신 개인 VIP 고객을 중심으로 고급화 전략으로 사업을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에 백화점이 명품 판매의 주요 채널로 떠오르게 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해외여행을 가지 못한 내국인들은 면세점 대신 백화점에서 명품을 소비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앞으로 루이비통이 면세점 영업에 힘을 빼는 대신 백화점에 힘을 줄 가능성을 예상한다.

문제는 이번 루이비통 사태가 타 해외 명품 브랜드의 판매 전략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루이비통 모에 헤네시(LVMH) 그룹에는 루이비통과 디올, 셀린느, 펜디, 지방시 등도 속해 있다. 앞서 스위스 명품시계 브랜드 롤렉스도 서울과 제주, 인천에 거점 매장 한 곳씩만 남기고 나머지 매장은 전부 폐점했다.

해외 명품 이탈이 현실화 할 경우 벼랑 끝에 놓인 면세업계 어려움은 더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로 공항면세점 매출조차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내면세점까지 경쟁력을 잃게 된다면 가격 협상력 약화는 물론 인지도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면세업계의 총매출은(11월까지 기준) 16조4500억원 규모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연 매출이 25조원에 달했던 것을 감안하면 정상화까지는 여전히 갈 길이 요원하다. 더욱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에 국내 신규 확진자수도 1만명을 넘어서며 면세점 이용객과 매출은 더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루이비통이 나간다고 했을 때도 실제로 진행될 것인가 의문이 많았지만, 최근 분위기를 보면 심상치 않다”라며 “루이비통의 결정이 다른 해외 명품 브랜드의 이탈에도 영향을 미칠지 우려된다”라고 평했다. 이어 “브랜드와의 협상 등도 남아 있기 때문에 분위기가 어떻게 바뀔지 아직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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