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 징역 4년 확정…자녀 입시비리 ‘유죄’

정경심 징역 4년 확정…자녀 입시비리 ‘유죄’

기사승인 2022-01-27 11:15:58
자녀 입시비리 등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정경심(60) 전 동양대 교수(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인)가 대법원에서 징역 4년이 확정됐다. 지난 2019년 8월 조 전 장관 후보자 지명 뒤 일가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불거져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지 2년5개월여 만이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27일 정 전 교수의 상고심에서 징역 4년에 벌금 5000만원을 선고하고 추징금 1061여만원을 명령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핵심 쟁점이었던 동양대 PC와 자택 PC에 있던 하드디스크에 대한 증거능력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1·2심 재판부는 보관자가 동양대 조교라는 점을 토대로 PC를 증거로 인정했다. 이에 동양대 표창장과 단국대 의과학연구소 인턴 확인서 등 딸 조민씨의 ‘7대 스펙’이 모두 허위라고 판단했다.

정 전 교수 측은 검찰이 해당 PC를 압수해 분석하면서 보관자인 대학 조교의 동의만 구했으므로 증거 능력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이날 대법원은 재판부는 “일부 부적절한 부분이 있으나 이 사건 각 PC에서 추출된 증거의 증거능력을 인정한 원심 결론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정 전 교수가 받는 혐의는 총 15개다. 그는 지난 2013~2014년 동양대 총장 명의 표창장을 비롯한 서류를 위조하거나 허위로 발급받아 딸의 서울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에 제출해 입학전형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또 정 전 교수는 조 전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에 취임하자 공직자 윤리 규정을 피하려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를 통해 차명으로 투자하고 허위 컨설팅 계약을 통해 1억5000만원을 횡령한 혐의, 검찰 수사를 앞두고 자산관리인을 시켜 자택과 동양대 연구실 PC를 숨기거나 관련 자료를 인멸하게 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지난 2020년 정 전 교수의 입시비리 관련 의혹을 모두 유죄로 보고 징역 4년에 벌금 5억원, 추징금 1억4000여만원을 선고했다.

반면 사모펀드 운용사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는 무죄로, 미공개 정보 이용과 차명 투자 혐의는 일부 무죄로 판단했다. 증거인멸 부분에서는 PE 직원들에게 동생 정모씨와 관련한 증거 인멸을 지시한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 무죄로 판결했다. 

지난해 8월 항소심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입시비리 전부를 유죄로 인정했다. 조씨의 7대 스펙이 역시 모두 허위라고 판단했다. 정 전 교수에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정 교수가 자산관리인을 시켜 PC 하드디스크 등을 은닉했다는 증거인멸 교사 혐의는 1심 무죄를 유죄로 뒤집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2차 전지업체 WFM 관련 미공개 정보를 사전 취득해 이익을 본 혐의(자본시장법 위반)에서 전체 액수를 유죄로 본 1심과 달리 일부만 유죄로 인정하고, 나머지는 무죄로 봤다. 이에 벌금과 추징금이 1심보다 감경됐다. 벌금과 추징금은 5000만원과 추징금 1000여만원으로 각각 줄었다.

선고 이후 정 전 교수 변호인 김칠준 변호사는 “안타깝다는 말밖에 드릴 말씀이 없다”면서 “지금까지 정 전 교수를 변론해 오면서 느꼈던 한결같은 마음은 참 불쌍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판결문이 나오면 검토해서 조 전 장관 부부의 또 다른 사건에 대해 집중적으로 재판을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전 교수를 수사했던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은 이날 입장을 내고 “2019년 8월 이후 오늘까지 더디고 힘들었지만 결국 정의와 상식에 맞는 결과가 나온 것”이라면서 “이 사건의 진실은 하나이고 각자의 죄에 상응하는 결과를 위해 아직 갈 길은 남아있다. 저를 비롯한 수시팀은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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