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이런 좀비물이 있었나 [좀비 학교 갈 사람②]

지금까지 이런 좀비물이 있었나 [좀비 학교 갈 사람②]

기사승인 2022-01-30 07:00:01
‘지금 우리 학교는’ 스틸컷. 넷플릭스

“좀비가 왜 학교에 나와? 영화에 나와야지”
영화 ‘부산행’(감독 연상호) 이후 6년. 좀비 바이러스는 열차 밖으로 나와 거침없이 한국 곳곳을 누볐다. 농촌 마을(‘기묘한 가족’)과 아파트(‘#살아있다’, ‘해피니스’), 병원(‘산부인과 가는 길’)은 물론, 조선시대(‘킹덤’, ‘창궐’)와 근미래(‘반도’)에도 좀비는 출몰했다. 이젠 학교다. 28일 공개된 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에선 가상 도시 효산시 한 고등학교에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다. 장소만 새로운 게 아니다. 학생들이 ‘부산행’을 언급하고, 면역자가 등장하는 등 기존 좀비와 다른 모습이다. ‘지금 우리 학교는’이 기존 좀비물과 다른점을 정리했다.
(기사에 ‘지금 우리 학교는’의 주요 설정이 포함돼 있습니다)

‘지금 우리 학교는’ 스틸컷. 넷플릭스

학교에 좀비가?
수업 중 갑자기 좀비가 나타난다. 복도와 운동장, 급식실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고, 교무실의 선생님들도 모두 좀비로 변한다. 교복을 입은 학생이 다른 학생을 물어뜯는다. 희망을 상징하는 학생과 절망을 상징하는 좀비의 대비는 극한 상황의 심각성을 극대화시킨다. 제목에서도 드러나듯, 학교는 또 다른 주인공이다. 학교엔 좀비를 피해 숨을 공간이 많고, 달릴 수 있는 긴 복도와 운동장이 있다. 창문으로 다른 교실을 넘어갈 수 있고, 교내 방송도 할 수 있는 등 기존 좀비물에서 보지 못한 장면들이 등장할 수 있다. 또 학교는 우정과 로맨스, 폭력과 차별 등 다양한 감정과 문제점이 존재하는 한국 사회의 또 다른 축소판이기도 하다. 좀비 사태는 학교는 물론 우리 사회 시스템에 숨어 있던 문제를 온전히 드러낸다.

‘지금 우리 학교는’ 스틸컷. 넷플릭스

빌런이 처음부터?
최초 좀비가 학교에서 발생한 것엔 이유가 있다. 과학실에서 몰래 연구를 이어가던 과학 선생의 실험에서 바이러스가 탄생했기 때문. ‘지금 우리 학교는’은 과감하게 초반부터 좀비의 발원을 드러내면서 시작한다. 빌런과 학생들의 대립을 그리거나 절망의 깊이를 키우려는 의도는 아니다. 드라마는 빌런을 따라 학교 밖으로 나간다. 학교에서 벌어지는 학생들의 이야기와 학교 밖에서 벌어지는 어른들의 이야기가 같이 진행되며 우리 사회의 다양한 면을 이야기한다. 또 빌런의 의도와 연구 방법이 명확해 사태를 해결방법도 찾을 수 있도록 열어놨다.

‘지금 우리 학교는’ 스틸컷. 넷플릭스

‘부산행’을 알아?
좀비로 변한 친구들의 모습을 본 청산(윤찬영)이는 연상호 감독의 2016년 영화 ‘부산행’을 떠올린다. 좀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세계를 배경으로 했던 기존 좀비물과 다른 전개다. 그 덕분인지 좀비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편이다. 정부는 좀비 사태를 파악하고 선제적으로 상황을 통제한다. 구조대가 오지 않는 상황을 받아들인 학생들도 좀비의 특성을 빠르게 파악하며 대응한다. 또 극 중 배경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가 과거 존재했던 설정이라 체계적으로 바이러스에 대응한다. 세월호 참사를 연상하게 하는 장면이 많지만, 직접 언급되진 않는다.

‘지금 우리 학교는’ 스틸컷. 넷플릭스

좀비에 면역?
좀비물 내에서 시간이 지나면 좀비를 죽이는 것에 죄책감이 옅어진다. 좀비화 곧 죽음을 의미하는 규칙이 자리 잡기 때문. 좀비 면역자가 등장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바이러스를 치료할 수 있는 해독제가 존재하는 세계여도 마찬가지다. ‘지금 우리 학교는’은 인간 아니면 좀비만 존재하는 이분법을 깨고 다양한 여지를 열어놔 긴장감을 더했다. 극 중에선 면역자라 해도 완전히 사람인 건 아니다. 일종의 변이 바이러스로 볼 수 있기에 인물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진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이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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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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