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춘천시는 그동안 시민이 시정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빅데이터 기반 스마트 시티로 도약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 레고랜드 개장 및 도청사 이전 등으로 인한 교통 혼잡 문제, 시내버스 완전 공영화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로 직면해 있다.
이재수 춘천시장은 “춘천에서 생산되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시민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스마트 시티로 도약하겠다"며 "데이터를 만들어내는 시민에게 이익과 혜택이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통 문제 해결 없이 순조로운 레고랜드 개장은 없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교통문제에 대해서는 시가 주도할 수 있는 권한이 필요하다. 도청사 주차 시설은 전면 지하화 해 명동 상권과 연결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쿠키뉴스 강원본부는 31일 코로나19 상황에서 민선 7기를 이끌어온 강원도 내 지자체의 성과와 올해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이 시장과의 일문일답.
◆민선 7기 최대 성과는.
민선 7기에 들어서면서 시민이 시정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시스템을 만들었고 직접 의사결정권을 행사하게 되면서 시의 주인이라는 자각이 생겼다는 것이 가장 큰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나와 도시의 현재, 미래를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 시민주권의 핵심 원리다. 주민자치회, 마을 총회 등을 통해 직접민주주의, 숙의민주주의가 작동되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전환입니다.
읍면동별로 마을 문제를 찾아 스스로 해결하는 힘을 저는 ‘지역력’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이는 공동체의 힘이기도 합니다.
행정의 대상에서 행정의 주체가 되면서 시민들의 목소리는 더 명확해졌습니다. 장애인과 함께 사는 도시가 되려면 당사자가 불편을 고칠 수 있어야 합니다.
장애인복지위원회에 장애인 정책 결정권을 주었습니다. 청년 문제는 청년청에서 풀도록 했습니다. 어르신들의 사회참여는 노인 일자리 전문재단인 지혜의 숲이 실행합니다.
농업인 주도의 농정을 위해 농업회의소를 설립하였습니다. 당사자들의 목소리가 정책으로 연결되면서 처음의 우려와 의심은 확신을 바뀌었습니다.
또 시는 어른들이 아이들에게서 빼앗은 놀이공간을 돌려주기로 했습니다. 아동문학가이자 기적의 놀이터 기획자인 편해문 선생은 춘천분이 아닌데도 직접 찾아와 주었습니다. 놀이터협의체를 구성하고 기획, 디자인, 놀이시설, 감리까지 전 과정을 아이와 부모가 주도했습니다.
최초의 논의에서 조성까지 수십 번의 숙의를 거쳤고 그렇게 2년여가 걸렸습니다. 오롯이 어린이의 생각으로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만들어진 놀이터는 그렇게 탄생했습니다.
지난해 4월17일 동면 거두리 큰골공원에 ‘잼잼놀이터’ 개장식을 아직도 기억합니다. 시장 일을 하면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낀 날입니다.
◆올해 상반기 임기 내 역점 사업은.
춘천은 데이터 산업 중심의 스마트 시티로 도약합니다. 스마트 시티는 도시에서 생산되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시민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도시입니다. 도시의 모든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그것을 데이터화하고 분석하여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목표입니다.
디지털 트윈을 활용하여 메타버스 공간에 춘천을 구현할 계획입니다. 도시를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다양한 모의실험을 통해 정확하게 미래를 예측할 수 있게 됩니다.
현재 교통 분야에서는 국토부의 ‘스마트시티 솔루션 확산 공모 사업’에 선정되어 춘천 내 20곳에 스마트정류장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버스 운영 정보, 공공 와이파이, 휴대전화 충전기 등 시민 편의 제공과 함께 미세먼지 매연 등 오염 공기 정화와 에어 커튼 등 폭염과 한파에 대비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올해는 춘천역~스카이워크 구간에 자율 주행 셔틀을 시범적으로 운영할 계획입니다.
복지 분야에서도 데이터를 활용할 계획입니다. 가스 및 수도 사용량 데이터를 분석하여 취약 계층의 위기 징후를 사전에 파악합니다. 마이 데이터 기반의 사회 안전망을 구축하여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스마트 시티의 핵심은 데이터의 활용입니다. 데이터를 만드는 주체는 다름 아닌, 도시에서 살아가는 시민들입니다. 시민이 만든 데이터는 시민을 향해야 한다. 시민에게 유리하고 보다 나은 삶을 지향해야 합니다.
지금까지는 시민은 데이터를 생산만 하고, 데이터를 수집한 몇몇 기업과 집단이 이익을 가져갔습니다. 이제는 데이터를 만들어낸 시민에게 그 혜택을 돌려주어야 합니다. 도시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비용과 에너지, 탄소배출을 줄여야 한다. 이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뿐만 아니라 다음 세대까지 이어질 수 있는 지속 가능한 행복을 위한 길입니다.
도시가 만들어 내는 모든 데이터로 시민을 위한 가치를 창출하고 시민 모두에게 나누어 주어야 합니다. 그 혜택이 모든 시민에게 고루 돌아간다면 우리가 직면한 가장 큰 위기인 양극화, 기후재난, 불평등 문제를 해소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도시는 더 이상 건설과 토목의 관점으로 바라보아서는 안 됩니다. 사람들이 어떻게 도시에서 살아가는 그 활동들이 행복한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시민의 삶을 행복하게 또 스마트하게 바꿔주고 도시는 그것을 담아내는 그릇이 되어야 합니다. 스마트 시티로의 전환은 도시가 존재하는 근원적 패러다임의 변화입니다.
◆레고랜드, 도청사 이전 등에 따른 교통 혼잡 대책은.
먼저 교통 문제 해결 없이 순조로운 레고랜드 개장은 없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작년 삼악산 호수 케이블카 개장 당시, 주차난 등 시민 불편을 경험한 바 있습니다. 레고랜드 개장은 이를 훨씬 뛰어넘을 것이 불 보듯 뻔한 상황입니다.
시는 시민 교통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실시간 교통정보시스템을 구축하고 진출입 도로 개선과 서면 대교의 조기 개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레고랜드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셔틀버스 운행 등 도심의 차량 유입을 줄이기 위한 대책을 지속해서 요구하고 있습니다.
레고랜드는 강원도가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긴 하나 발생하는 불편은 춘천 시민이 고스란히 감내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교통문제에 관해서는 시가 주도할 수 있는 권한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도청사 이전은 시민복합공원의 원형을 유지하는 원칙하에, 도시 숲 청사로 조성될 계획입니다. 주차 시설은 전면 지하화 할 계획입니다. 지하상가와 이어지고 명동 상권과 연결하여 구도심 상권 활성화를 고려하여 조성됩니다.
◆민선7기 아쉬운 점.
최근 몇 년 동안 남북관계는 얼어붙어 버렸습니다. 중앙정부 차원의 교류가 단절되면서 준비해 오던 남북교류 관련 사업들을 다하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춘천시정부 세계 유일의 분단도인 강원도의 중심도시로서 평화통일을 위한 우리만의 준비를 차분히 해나가고 있습니다.
민선 7기 시정 철학 중 하나가 ‘통일을 준비하고 안전․안심과 평화가 자원인 도시’입니다. 통일 시대를 대비해 북강원도의 원산과 도시 간 교류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2021년까지 세 번의 ‘춘천-원산 포럼’ 개최로 북방경제 협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습니다.
평화통일을 위한 시민 화합 프로그램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통일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보다는 통일에 대한 시민 공감대 조성을 위해 ‘남북교류협력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난해까지 총 4기, 127명의 시민 전문가를 배출했습니다. 2021년 9월에는 미래 북방협력을 이끌 지역 인재들과 중국, 러시아, 몽골의 대학생이 함께 참여한 ‘춘천평화캠프’를 개최하기도 했습니다.
◆시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시민 여러분께 정말 고생 많으셨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모두가 힘든 시기, 사회적 거리는 두었지만, 마음만은 가까이 두었기에 조금씩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오미크론의 확산세가 우려스럽습니다. 일상 회복으로의 발걸음이 조금은 더뎌지면서 소상공인의 생계와 지역 경기가 다시 위축될까 진심으로 걱정입니다. 나와 이웃을 위해 방역수칙 준수와 추가접종을 당부 드립니다.
2022년 임인년은 검은 호랑이의 해입니다. 호랑이는 예로부터 나쁜 기운을 물리치고 행복을 수호하는 벽사의 의미가 있습니다. 마침 춘천시를 상징하는 동물도 호랑이입니다. 올 한 해 우리를 움츠러들게 했던 모든 것들이 사라지고 도시 곳곳에 우렁찬 기운이 넘쳐나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얼마 남지 않은 설 명절입니다. 매년 거리를 두어 주십사 말씀드리는 것이 참으로 죄송스러운 마음입니다. 몸은 떨어져 있지만, 서로의 따뜻함이 이어지는 설 명절이 되길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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