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 위민 원트(What Women Want, 2000)’와 여성마케팅 [정동운의 영화 속 경제 이야기]

‘왓 위민 원트(What Women Want, 2000)’와 여성마케팅 [정동운의 영화 속 경제 이야기]

정동운(전 대전과학기술대학교 교수)

기사승인 2022-02-02 13:53:36
정동운 전 대전과기대 교수
닉 마샬(멜 깁슨)은 잘나가던 광고기획자로, 명성과 돈, 그리고 남성적 매력을 지녔다고 자부하는 남부러울 것이 없는 남자다. 그러던 어느 날 시련이 닥쳐온다. 자신이 승진할 줄 알았지만, 경쟁사 직원이었던 여성 달시 맥과이어(헬렌 헌트)가 승진해 상사로 부임한다.

달시는 여성들을 위한 상품 광고를 기획할 팀을 구성하고, 이에 지지 않기 위해 닉은 여성 심리를 이해하기 위해 자신이 ‘여자가 되어 보기’로 결심한다. 여자들처럼 코팩을 붙이고, 수분 함유 립스틱을 바르고, 마스카라를 하고, 스타킹을 신고… 닉은 자신이 여자를 이해하게 됨으로써 여성 맞춤 광고 기획을 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하는 순간, 심한 전기 충격 때문에 욕실 바닥에 넘어져 정신을 잃는다.

그 이후 자신에게 큰 변화가 생겼음을 알고 당황한다. 그것은 바로 자신이 접촉하는 여성들의 속마음을 들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제 닉은 이 기적 같은 능력을 써먹기 시작한다. 자신의 능력을 활용해 달시의 모든 아이디어를 훔쳐냄으로써, 그녀를 곤경에 처하게 만든다. 닉의 이런 상황을 꿈에도 모르는 달시는 그의 조작된 매력에 빠져든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닉도 달시를 사랑하게 된다. 이제 회사에서는 닉이 능력을 발휘하는 대신 달시의 실적이 저조하자 달시를 해고하기로 결정한다. 이에 닉은 양심의 가책을 느끼게 되고, 이러한 사실을 바로 잡는다. 번개를 맞아 기적 같은 능력을 잃어버린 닉은 달시를 찾아가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고,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다고 고백한다.

“당신은 내 생각을 꿰뚫어 보는 것 같아요.”(달시) / “당신과 있을 때는 생각을 읽을 필요가 없어요. 항상 하고 싶은 말을 다 하시는 걸요?”(닉)


<왓 위민 원트>는 여성들에게는 자신의 마음을 이해해줄 수 있는 자상하고 다정다감한 남성을, 남성들에게는 여성들의 은밀한 생각을 살짝 알 수 있게 해주는 기쁨(?)을 제공해준다. 그러나 더 중요한 점은 상대방의 마음을 읽는 것은 특별한 능력이 아니라, 상대를 이해하고자 하는 진심어린 마음에 있다는 점이다. 남성들이 여성들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세상은 더욱 아름다워질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이를 경영학의 관점에서 본다면, 고객의 마음을 안다면 그 기업은 성공할 수밖에 없다는 증거다. 여성 미래학자인 페이스 팝콘은 앞으로의 시대를 EVEolution이라고 명명했다. 이제서야 이브(Eve)가 세상의 움직임을 좌우할 여성으로 진화(evolution)한 것이라는 뜻이다. 이는 영화에서도 표현된 바와 같이 여성의 시대가 도래 했다는 반증이다. 21세기는 여성의 구매영향력이 커짐에 따라, 여성마케팅은 그 중요성이 증대되었다. 이 여성마케팅은 ‘여성고객을 타켓으로 한 마케팅기법’을 말하는 것으로, 섬세하고 미묘한 여성만의 심리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 관건이다.

이쯤 되면 여성에 대한 마케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여성 트렌드를 ‘8가지 진리’라 명명하여 자세히 소개하고 있는 '클릭 이브속으로'(페이스 팝콘 저)의 내용을 살펴보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그 8가지 진리는, ‘① 연결 : 친구를 만들어주어라. ② 일인 다역 : 여성의 99가지 생활을 지원하라. ③ 예측 : 여성의 마음을 한발 앞서라. ④ 관찰력 : 시선이 닿는 모든 곳을 점령하라. ⑤ 편한 생활 : 걸어서든 뛰어서든 그녀에게 가라. ⑥ 브랜드 물려주기 : 엄마가 쓰면 아이도 쓴다. ⑦ 공동 양육 : 함께 키우는 브랜드가 되어라. ⑧ 투명한 브랜드 : 아무 것도 숨기지 마라.’이다.

영화에서 남성 우월주의자였던 닉은 여성의 속마음을 들을 수 없어도 진정으로 여성을 이해하고 배려해주는 남자가 된다. 그럼으로써 딸에게는 이해심 많은 너그러운 아버지로, 부하직원에게는 외로움을 이해할 줄 아는 이해심 많은 상사가 된다. 그리고 진정으로 사랑하는 법을 아는 사람으로 거듭나게 된다. 마찬가지로 기업도 ‘고객(여성)의 참뜻을 헤아림’으로써, 고객이 진정으로 원하는 상품을 제공하는 것이 기업이 발전의 왕도임에 분명하다.
최문갑 기자
mgc1@kukinews.com
최문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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