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이어 보험 ‘눈독’…금융지주, 덩치 키우기

증권 이어 보험 ‘눈독’…금융지주, 덩치 키우기

기사승인 2022-02-08 06:10:01
오렌지라이프·푸르덴셜생명 본사
국내 4대 금융지주가 비은행 사업 확대를 위해 보험사 외형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비은행 부문에서 증권사에 이어 보험업종의 육성은 종합 금융그룹의 포트폴리오 구축과 더불어 은행업과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또한 최근에는 신한금융그룹이 사모펀드 IIMM홀딩스 자회사 IMM크레딧솔루션과 함께 삼성생명 지분을 사들이는 등 보험업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동안 보험산업은 인구 감소와 노령화 등으로 인해 사양산업으로 치부돼 왔으나 최근 IT(정보기술)을 융합한 인슈어테크가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하면서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예상 벗어난 보험사 선전, 금융지주 실적 효자 노릇

국내 양대 금융그룹인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가 최근 몇 년 간 추진해온 M&A(인수합병) 성과를 꼽으라면 단연 보험사 인수다. 보험업종의 비중이 커지면서 비은행 부문의 수익이 강화됐고, 금융그룹으로서 은행, 증권, 보험, 자산운용 등 다양한 금융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 즉 사업에 있어서 유기적으로 각 계열사마다 연동시킬 동력을 마련한 것이다. 

실적도 계열사 가운데 효자 노릇을 했다. KB금융지주가 지난 2020년 인수한 푸르덴셜생명은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 2556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2202.7% 증가했다. 저축성 상품 비중이 확대되고 신계약비가 줄어들면서 순이익이 크게 개선된 것이다. 

신한금융지주도 지난 2018년 보험사 오렌지라이프(신한라이프)도 그룹의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신한라이프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4019억원으로, 전년동기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합산 순이익(3846억원)대비 4.5%p 늘어났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금융지주사의 보험사 인수는 장기적으로 사업 영역 확대와 고령화 시대를 대비하는 포석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보험업은 비은행 부문 포트폴리오 강화에 필요한 것이고 향후에는 보험업이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며 “미국 유럽선진국도 보험사들이 장기적으로 변액보험 등 자산을 운용하고 있고, 퍼포먼스도 좋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본다면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금융지주 관계자는 “그룹의 균형잡힌 포트폴리오를 자리잡게 하는 것이고, 금융소비자들이 종합서비스를 받게 할 수 있는 것”이라며 “또한 장수 시대로 가면 보험업은 더욱 필요한 산업”이라고 말했다. 

최근 부상하는 인슈어테크(정보기술과 보험업 결합)도 향후 미래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금융이 진화하면서 대면 중심의 영업에서 비대면 방식을 통한 소비자 중심의 보험상품이 부상하고 있다.

금융지주·사모펀드, 삼성생명 지분 인수…장기투자 목적

신한금융지주가 얼마 전 사모펀드 IMM홀딩스 자회사 IMM크레딧솔루션과 함께 삼성생명 지분을 인수를 추진하면서 자본시장에 주목을 받았다. IMM홀딩스 산하의 자회사인 IMM크레딧솔루션(ICS)가 구성한 펀드에 신한금융 자회사가 LP(기관투자자)로 나서는 방식이다.

지분 매입을 위한 출자 규모는 1200억원에 달한다. 신한금융투자가 500억원, 신한라이프생명보험이 360억원, 신한은행이 200억원, 신한캐피탈이 100억원, 펀드의 운용사(GP)인 IMM이 50억원을 출자한다. 이 펀드의 성격은 고배당 저평가 주식에 15년 이상 장기투자하는 롱텀솔루션펀드다. IMM 측은 “이는 IMM크레딧앤솔루션의 세가지 주요투자전략 중 하나”라며 “삼성생명은 첫번째 사례이고, 우리금융 하나금융과 같은 금융주 또는 인프라성기업이 투자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이 인수하는 삼성생명의 지분은 전체 시가총액에 1%에 불과하다. 때문에 단순투자라는 평가가 많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저평가된 삼성생명 지분을 사들여 장기투자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실제 삼성생명은 실적 대비 주가가 크게 저평가된 종목으로 불린다. 삼성생명의 추정 PER(주가수익비율/시가총액을 이익으로 나눈 값)은 8.93배에 불과하다. 시가총액도 10년 전 대비 37.66% 감소한 상태다. 

다만 현재 ‘삼성생명법’으로 불리는 보험업법 개정안은 변수로 작용한다. 이 법안은 보험회사의 계열사채권 및 주식의 투자한도 산정시 현재 취득원가를 기준으로 하고 있는 것을 공정가액(시장가액)을 기준으로 변경하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담고 있다. 실제 대부분 기업과 업종은 주식 매도 시에 취득원가가 아니라 시가로 기준을 잡는다. 반면 보험업은 예외적으로 이러한 규정에 빠져있다. 만약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5억816만주, 8.51%)을 크게 줄여야 한다. 그럴 경우 삼성전자의 지배구조 개편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것이 실현된다면 주가 상승의 모멘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 주식시장에서 경영권이나 지배구조에 대한 경쟁이 심화될 경우 주가가 크게 오른 사례는 많았다. 그렇지 않더라도 신한금융지주 입장에서는 고배당주 지분투자로서 얻는 이익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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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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