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사 부인이 장보면 큰일?”… ‘김혜경 장보기’ 공방 

“도지사 부인이 장보면 큰일?”… ‘김혜경 장보기’ 공방 

유인태, 과잉의전 논란에… “지사 보인이 장보러 가는 거 봤는가”
최재형 “감사원장 부인은 직접 장봐”… 김미애 “도지사 배우자 장보면 큰일나나”

기사승인 2022-02-12 06:00:1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배우자 김혜경씨가 지난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을 받으며 당사를 나서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배우자 김혜경씨의 ‘과잉 의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여권에서 과잉 의전이 ‘관행’이라는 취지의 옹호가 나온 가운데, 야권은 이를 고리로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여권 원로인사인 유인태 전 사무총장은 1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내가 지자체장들한테 물어봤다. 그랬더니 ‘아니, 지사 부인이 시장에 장 보러 가는 거 봤어요? 그럼 아마 기사가 나올 거예요’(라고 했다)”고 김씨의 ‘과잉 의전’ 논란을 감쌌다. 

김씨는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로 재직할 당시 경기도 공무원에게 소고기를 비롯한 반찬거리 구매나 빨랫감 정리 등 개인적인 심부름을 시키고 법인카드도 사적인 용도로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유 전 사무총장은 김씨의 심부름이 ‘관행’이었다고 감쌌다. 그는 “관사를 가지고 있는 지자체장들의 경우 대개 공무원 신분을 줘서 집사 역할을 맡긴다고 하더라”라며 “잘못된 관행이다. 논란을 계기로 정비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곧바로 유 전 사무총장의 발언을 지적하는 비판이 이어졌다. 3‧9 재보궐선거에서 서울 종로 지역에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하게 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CBS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도지사는 공무원들이 더 높이 받들어야 하는지 지사를 안해봐서 모르겠다”며 “감사원장 부인도 직접 장을 봤다. 대신 장을 봐준 일이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수시로 장바구니 들고 전통시장이나 동네 장터에 다니는 나는 지사 부인이 아니고 국회의원이라서 뉴스에 안나오는 것인가”라며 “도지사 부인은 직접 장 보면 큰일이 나는 것인가. 나는 그걸 몰랐다”고 지적했다. 

지방자치단체장 생활비내역 ‘전수조사’ 주장도 제기됐다. 김성범 국민의힘 선대본부 상근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전국의 지방자치단체장의 배우자들이 별안간 장을 보지 않는다는 의혹에 휩싸이게 됐다”며 “전국의 민주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일반적인 관행처럼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는 얘기인지, 민주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들만 의문의 일패를 당한 꼴”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전국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사용한 생활비 내역을 조사하고 세금이 불법적으로 쓰이지는 않았는지 공개하자. 국민들은 도지사 배우자가 장을 직접 보는 것에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 부정하게 사용된 국민들의 혈세를 찾아내 책임을 묻는 것에 관심이 있다”고 촉구했다.

여론도 부정적이었다. 유 전 사무총장이 김씨를 옹호했다는 내용이 담긴 기사 하단에는 “도지사 부인은 장보면 큰일나는 것인가”, “아무리 내편이라도 잘못한 것은 야단쳐야 고친다”, “그런 특권의식으로 어떻게 서민을 위한 대통령이 되겠는가” 등 질타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당 내에서도 유 전 사무총장의 발언을 지적했다. 박주민 민주당 선대위 방송콘텐츠 단장은 YTN에서 “유인태 님의 그 발언은 좀 적절하지는 않은 것 같다”며 “단체장의 부인으로서 지켜야 될 도덕적인 기준이 있을 것이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국민분들께서 많이 문제 제기하고 계신 것 아니겠는가”라고 했다.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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