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력 떨어진 암 환자, ‘잠복결핵’ 주의 [진료실에서] 

면역력 떨어진 암 환자, ‘잠복결핵’ 주의 [진료실에서] 

글·김철현 원자력병원 호흡기내과 과장

기사승인 2022-02-14 08:37:14

“올해 초 위암 수술을 받고 항암치료 중인 50대 회사원입니다. 20대 초반에 폐결핵으로 1년 가까이 치료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결핵이 혹시 재발해 암 치료가 힘들까봐 걱정됩니다.” 
 
결핵 발병 고위험군으로는 암 환자,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자, 장기 이식 후 면역억제제 복용자, 자가면역질환자, 만성신부전 환자, 당뇨·고혈압 환자 등이 알려져 있다. 
 
이런 만성질환을 오래 앓거나 항암치료 등 면역력이 떨어지는 치료를 받게 되면 결핵균에 대응할 저항력이 일반인 보다 낮아지게 되고, 결핵에 걸릴 가능성이 증가한다. 특히 한국인들은 결핵균에 감염됐지만 실제 발병하지 않은 잠복 결핵 유병률이 높아 더욱 주의해야 한다.
 
항암치료 중에 결핵이 생기면 암 환자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치료가 쉽지 않기 때문에 평소 결핵 감염의 증상이 있는지 관심을 갖고 의심 증상이 있으면 빨리 진료를 받고 치료해야 한다. 특별한 이유 없이 기침, 가래, 객혈 등이 2∼3주 이상 지속되면 결핵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결핵 진단은 먼저 흉부 엑스선 검사를 하고 결핵이 의심되면 객담결핵균 검사로 확진 한다. 결핵은 전염력이 높아 진단과 동시에 치료하는 것이 원칙이다. 결핵약은 1∼2가지만 쓰면 내성이 생길 수 있어 3∼4가지의 약을 쓴다. 1∼2개월 정도 약을 복용하면 결핵 증상들이 호전되고 전염성도 대부분 없어진다. 증상이 나아졌다고 약을 먹지 않거나 불규칙하게 복용하면 내성이 생겨 치료가 어려울 수 있으므로 약 6개월 간 꾸준히 복용해야 완치 된다.
 
암 환자들은 기본적으로 면역력이 많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같은 결핵 치료를 받더라도 치료 반응이 떨어진다. 또한 항암제와 결핵약을 같이 복용하게 되면 위장장애나 간독성 등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담당 주치의와 상의해 약을 조절하면서 증상이 호전되는지 여부를 보며 치료를 해야 한다. 치료가 끝난 후에는 정기적으로 흉부 방사선 촬영을 시행하고, 과거 결핵을 앓았거나 자연치유 된 결핵 병변이 있으면 더욱 관심을 갖고 관리해야 한다.  
 
결핵은 면역기능과 연관이 깊다. 면역력이 떨어지면 잠복결핵 상태라도 언제든지 활동성 결핵이 발병할 수 있다. 평소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면, 균형 잡힌 영양섭취가 중요하다. 이와 함께 실내 환기를 자주 하고, 기침 예절 준수 등 철저한 개인위생을 지킨다면 결핵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
이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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