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제안으로 야권 단일화 논의가 ‘급물살’을 탄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성사될 가능성이 없다”고 평가절하에 나섰다. 국민의당 내부에서도 ‘단일화 불발’ 가능성이 거론됐다.
우상호 민주당 총괄선대본부장은 14일 오전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그렇게 성사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는다”며 “단일화 제안의 성격을 띠고 있지만 사실은 단일화 차단선 같이 느껴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번 서울시장 경선 방식이 아니면 안한다’라는 조건부 제안이지 않았는가”라며 “그러니까 ‘상대방이 이건 받아들이지 못할거야’라는 뉘앙스를 풍기면서 제안했기 때문에 적극적인 단일화 협상 제안은 아닌 것으로 느껴진다. 예상했던 대로 바로 국민의힘에서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는 거부했지 않는가”라고 말했다.
우 본부장은 “마지막 한가지 가능성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배짱 좋게 ‘좋다, 네가 말한 방식으로 다 해보자’라고 던지는 경우다. 그걸 받는 경우가 아니면 단일화는 성사가 어렵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강훈식 민주당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도 우 본부장과 같은 주장을 펼쳤다. 강 본부장은 같은 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안 후보가 단일화의 덫 때문에 완주가 어려워 먼저 제안한다고 밝혔고, (국민의힘도) 시원하게 받을 생각이 없어보인다”고 분석했다.
강 본부장은 “이야기를 들어보면 서로간 (단일화) 조건이 많아진다”며 “담백하게 ‘예스다, 노다’라고 이야기하면 되는데 그렇게 못하는 것을 보니 쉽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안 후보도, 윤 후보도 단일화를 안 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민주당과 유사한 주장이 국민의당 내부에서도 거론됐다. 안 후보가 제시한 단일화 방식을 국민의힘이 수용하지 않을 경우 ‘대선 완주’를 목표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안 후보는 전날 유튜브 기자회견을 통해 “야권 후보 단일화를 제안한다”며 ‘여론조사에 따른 국민경선방식의 단일화 방식’을 제안한 바 있다.
이태규 국민의당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금 시점에 단일화에 대해 명확히 하지 않으면 단일화 프레임에 더 갇힐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정면돌파 한 것”이라며 “선제적 제안을 하고 거기서(국민의힘) 응하면 국민 판단에 맡기고 거기서 거부하면 그냥 완주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로운 단일화 방식을 논의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이유도 없고 시간도 없다”며 “다른 걸 이야기한다는 건 진정성의 문제라고 생각이 든다. 윤 후보가 그냥 받아주면 빨리 진행될거고 의사가 없다면 빨리 결정을 보는게 좋다. 국민들 피로도가 높다”고 압박했다.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