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4일 오전 명동예술극장 사거리에서 위기극복‧국민통합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 교체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통합, 평화, 경제 대통령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정권 교체가 아닌 정치 교체의 중요성에 방점을 찍었다. 또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를 향한 날이 선 비판을 쏟아 내며 지지자들의 환호를 이끌었다.
앞서 이 후보는 지지자들의 뜨거운 함성과 함께 회견장에 모습을 나타냈다. 짧은 시간 안에 명동예술극장 인근은 이 후보 지지자를 비롯한 시민들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어졌다.
이 후보는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 1항을 인용하며 회견을 시작했다. 그는 “두려운 마음으로 작년 7월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며 회견이 진행된 명동을 한국 현대사의 위기 극복과 도약의 상징이라 언급했다.
또한 이번 대선이 “유능한 민주 국가와 무능한 검찰 국가가 될지를 결정하는 역사적 분기점”이라며 “더불어민주당과 제가 유권자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음을 성찰한다. 저희가 부족했다”고 사과했다.
이어 정권 교체가 아닌 정치 교체의 필요를 주장했다. 이 후보는 “정치보복과 검찰에 의한 통합 정치를 꿈꾸는 정치 세력에게 권력을 쥐여주는 것은 정권 교체일 수는 있어도 정의일 수는 없다”며 “정치 세력 교체를 넘어서서 정치 자체가 교체되어야 하고, 정치 교체를 통해 삶의 터전인 세상이 바뀌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 후보는 정치 교체의 구체적인 방안으로 민주당의 기득권 포기와 비례대표 제도를 왜곡하는 위성 정당 금지를 내세웠다.
또한 ‘국민 통합 정부’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 후보는 “이념과 진영을 가리지 않은 유능한 인재 등용과 국민통합 달성을 위해 필요하다면 ‘이재명 정부’라는 표현도 쓰지 않겠다”며 ‘(가칭)국민통합추진위원회’를 시민 사회와 정치권에 제안했다.
이어 개헌에 대한 의견도 제시했다. 이 후보는 “개헌에 도움이 된다면 대통령 4년 중임제 등 필요한 만큼의 임기 단축을 과감하게 수용하겠다”며 개헌 의지를 피력했다.
윤 후보를 향한 견제성 발언도 나왔다. 이 후보는 “2020년 신천지가 집단 감염 진원지로 지목되던 당시 윤 검찰총장이 납득 불가능한 사유로 압수수색을 거부했다”며 “위기를 이용해 증오와 분열을 부추기면서 정치적 이익을 추구하거나, 분노에 사로잡혀 보복과 정쟁에 매달리는 리더는 국가와 국민을 더 큰 위험에 빠뜨린다”고 지적했다.
지지자들은 이 후보의 발언에 뜨거운 환호를 보냈다. 일부 지지자는 그의 지적에 “맞는 말씀이시다”며 강력한 지지 의사를 표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가난과 장애로 인한 고통, 차별과 소외, 기회를 빼앗기고 절망이 엄습하는 삶은 듣거나 읽어서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후보 본인이 그런 삶을 살아왔기 때문에 서민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참담한 갈등의 현실 속에서 국민들이 처절한 생존 투쟁을 벌이는 동안에 증오와 분열, 보복 정치를 넘어서 화해와 격려, 공정과 연대를 추구하는 통합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강력한 국방력 아래 싸울 필요가 없게 만드는 평화 대통령이 되겠다”며 “희망이 꿈틀거리는 성장 국가 공정 사회를 위해 국민 여러분께서 힘을 모아 달라”고 호소했다.
기자회견 후 이 후보 선거 대책 위원회에 합류한 영입 인사의 지지 연설이 이어졌다. 차지호 카이스트 미래전략대학원 교수는 “경제를 회복하기 위한 ‘경제 부스터 샷’이 필요하다”며 “이재명 후보가 얘기한 통합적인 정치와 회복 적인 대전환을 믿는다”고 지지 의사를 밝혔다.
이어진 기자들의 질문은 국민 통합 정부 실현 방안과 개헌에 관련된 내용이 주를 이뤘다. 이 후보는 “저의 원칙은 분명하다”는 의지를 강조하며 “지금 당장 손해 보더라도 노무현 대통령께서 말한 것처럼 ‘당당하게 지는 길을 가자, 부당하게 이기는 길을 가면 결국 이기는 게 아니다’는 말씀에 똑같이 공감한다”고 힘줘 말했다.
기자 회견이 마친 이후에도 지지자들은 자리에 남아 여운을 나눴다. 지지자들은 ‘이재명은 합니다’는 구호를 외치며 이 후보가 떠난 자리를 따라나섰다.
김지원 인턴기자 sean22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