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핑 위반 선수 나오자… 해설위원들, 입 닫았다 [올림픽]

도핑 위반 선수 나오자… 해설위원들, 입 닫았다 [올림픽]

곽민정·이호정 해설위원, 발리예바 출전하자 입 열지 않아
“올림픽 정신에 어긋난다”라며 비판

기사승인 2022-02-16 10:35:33
쇼트프로그램에 출전한 발리예바.   연합뉴스

도핑 논란의 중심에 선 카밀라 발리예바(러시아올림픽위원회)의 연기가 시작되자 한국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출신 해설위원들은 입을 굳게 다물었다.

발리예바는 15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쇼트프로그램 경기 기술점수(TES) 44.51점과 예술점수(PCS) 37.65점으로 총점 82.16점을 기록, 1위에 올랐다. 첫 점프 과제인 트리플 악셀에서 실수를 범하는 등 불안한 연기를 펼쳤지만 1위로 쇼트프로그램을 마쳤다.

발리예바는 최근 불거진 도핑 논란의 중심에 있는 선수다. 단체전 금메달 이후 발리예바가 지난해 12월 도핑 검사에서 금지약물 양성반응을 보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거센 비판을 받았다.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는 발리예바에게 일시 자격 정지 처분을 부여했다가 즉각 철회했고 이를 접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세계반도핑기구(WADA),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이의를 신청했다.

하지만 CAS가 이를 기각하면서 발리예바는 정상적으로 개인전에 나서게 됐다. 많은 이들의 바핀이 줄을 이었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한국 해설위원들은 이날 경기에서 보이콧을 하는 모습이었다. 이번 경기를 현장에서 지켜봤던 곽민정 KBS 해설위원과 이호정 SBS 해설위원은 발리예바의 연기 때 어떠한 해설도 하지 않았다. MBC 측은 기술에 대해 간단한 설명을 하며 발리예바의 출전이 공정하지 못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곽 해설위원은 경기 후 “별로 하고 싶은 말이 딱히 없어 중계를 안 하고 싶었다. (발리예바의) 출전 여부를 내가 결정할 순 없지만 솔직히 좋은 시선이 안 가는 게 당연하다. 그런 나의 의견이 이번 해설에 반영되지 않았나 싶다”고 보이콧 이유를 밝혔다.

이 해설위원 역시 “금지약물을 복용하고도 떳떳하게 올림픽 무대에서 연기를 한 선수에게는 어떤 멘트도 할 수 없었다”면서 “저런 선수가 경기에 나서면 다른 선수들이 그동한 노력한 게 뭐가 되겠나”고 언급했다.

미국 NBC의 해설진도 침묵을 지켰다.

NBC에서 해설을 맡은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금메달리스트 타라 리핀스키와 2008년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싱글 동메달리스트 조니 위어 모두 발리예바가 연기하는 동안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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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h094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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