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제 반려식물이 ‘가짜’라고요?”

“네? 제 반려식물이 ‘가짜’라고요?”

기사승인 2022-02-18 06:20:01
몬스테라 보르시지아나 알보. <생물에 대한 끝없는 호기심> 블로그 제공
식덕, 식집사, 식중독(植中毒)…. 식물을 가족같이 돌보며 키우는 ‘반려식물’ 인구가 늘고 있다. 식물 사기 피해 사례도 늘어나 거래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7일 기준, ‘몬스테라 보르시지아나 알보 바리에가타’(이하 몬스테라 알보)는 온라인에서 크키에 따라 100~500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몬스테라는 1m까지 자리는 관엽식물이다. 몬스테라는 깃 모양으로 갈라지는 초록색 잎을 갖고 있다. 몬스테라 알보는 엽록소 부족으로 초록 이파리에 흰색이 섞여 자란다. 독특한 흰 무늬로 인기가 높다. 지난해 3월 인도네시아산 몬스테라삽수에서 금지병해충이 발견돼 수입이 금지됐다. 수요는 늘고 있지만 공급이 부족해 높은 가격이 형성됐다.

관심이 높아지자 부작용이 생겨났다. 온라인 중고나라 사이트 등에는 몬스테라 알보 분양 사기를 당했다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한 네티즌은 “좋은 가격에 몬스테라 알보를 판매한다기에 연락을 했더니 사기였다”고 토로했다. 계약금을 입금한 후, 판매자와의 연락이 끊긴 것이다. 같은 판매자로부터 피해를 입었다는 이들이 2~3명 더 등장했다. 또 다른 네티즌도 몬스테라 알보 중고 거래를 위해 60만원을 입금했지만 물품을 받지 못했다. 식물 커뮤니티에는 “중고나라에 알보를 판매한다는 글을 올렸다. 구매 희망자와 대화를 하다 좀 이상해서 번호를 조회해보니 유명한 사기꾼이었다”며 “제가 보낸 사진으로 사기를 칠 수 있으니 조심하시기 바란다”는 당부가 올라오기도 했다. 

온라인에서 유통되고 있는 핑크콩고. 온라인 캡처. 
식물에 약품 등을 첨가, 가짜 무늬종·희귀종이라고 속인 뒤 판매하는 사례도 있다. 약품을 사용해 엽록소를 파괴, 독특한 색을 내도록 한 후 높은 값에 파는 것이다. 지난 2019년 필로덴드론 핑크콩고가 인기를 끌었다. 마디 하나에 7만원에 판매되기도 했다. 일부 잎이 초록색이 아닌 진분홍색을 띄었다. 그러나 6개월여가 지난 후에는 진분홍빛 이파리가 나오지 않았다. 진분홍빛을 내기 위해 엽록소차단제를 주입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현재도 일부 유통되고 있으나 기존과 달리 1~3만원대에 판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에는 6개월 후 분홍빛이 사라질 수 있다는 설명도 붙는다.
 
오랫동안 난초와 관엽 등을 가꿔온 식물 블로거 A씨는 “약품으로 희귀종을 만들어 판매하는 사기는 과거에도 있었다”며 “고가의 식물을 가짜로 만들어내면 100배, 1000배의 이익을 얻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예전에는 난초 사기가 많았다. 난초 매니아들이 가짜를 구별하는 눈이 생기자 이제 관엽으로 옮겨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식물을 유통하는 업체들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핑크콩고를 수입해온 업체들은 논란 이후 재고를 팔지 못하고 떠안게 돼 피해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체는 “우리도 유통 업체일 뿐이다. 해외에서 수입된 식물 무늬가 자연인지 인위적으로 만들어졌는지 알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소비자·판매자 모두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남상용 삼육대학교 환경디자인원예학과 교수는 “인위적으로 만든 무늬를 자연적이라고 속여 파는 것은 사기”고 했다. 이어 “소비자·판매자 모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며 “식물 관련 분쟁 해결 과정을 체계화시켜야 할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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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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