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0일 ‘정치적 고향’인 경기도를 찾아 눈길을 끄는 화려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이날 유세에서 성남시장‧경기도지사를 지내며 쌓아온 성과를 언급하며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유능한 후보’임을 내세웠다.
[수원] ‘공약 9단’ 도복 입은 李… 송판 격파 퍼포먼스
이 후보는 경기도 수원시 만석공원에서 진행된 집중유세에서 태권도복을 입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도복의 등판에는 ‘이재명 공약 9단’ 문구가 적혀있었다. 이어 ‘코로나 위기 극복’, ‘자영업자 고통’이라 쓰인 송판을 주먹으로 격파했다.
이날 퍼포먼스에는 이 후보의 아이디어도 더해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20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수원에서 전현직 국가대표 메달리스트와 전문체육인들이 찬조연설을 하는 만큼 선대위에서 태권도복과 검은띠 전달 퍼포먼스를 하자는 얘기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에 한 발 더 나아가 이 후보가 송판 격파 아이디어를 직접 냈다”면서 “위기에 맞서 싸워 민생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담은 퍼포먼스”라고 설명했다.
퍼포먼스에 ‘민생 해결’이라는 의미가 담긴 만큼 이 후보의 연설도 ‘위기 극복’에 방점이 찍혀있었다. 그는 “지난 2년이 넘는 동안 특별 희생을 입은 분들께 다 보상해줘야 한다. 자영업자‧소상공인‧플랫폼 노동자 등에게 국가가 보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반대에 부딪혀 민주당이 지난 19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단독 처리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 후보는 “추경에 관해 갑론을박이 있는데,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꼭 오늘 해야 하나’ 했다고 하더라. 오늘 안 하면 당장 죽는 사람이 있으니 바로 해야 하는 것”이라며 “당선 되면 특별추경 혹은 긴급재정명령권을 통해 50조원을 확보해 보전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성남시‧경기도지사 재임 시절 성과를 언급하며 약속은 꼭 지킨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이전의 성남시와 이후 성남시는 달랐다. 또 이재명 이전과 이재명 이후의 경기도는 달랐다”면서 “이재명이 있기 전 대한민국과 이후 대한민국은 완전히 다를 것”이라고 자신했다.
[안양] 이재명, 野 향해 “국민 고통 방치한 정치세력 심판해야”
이 후보는 경기도 안양시 안양중앙공원에서 진행한 집중유세에서 파란색 당 점퍼를 입고 유세차에 올랐다.
경기도가 이 후보의 ‘정치적 고향’인 만큼 당 점퍼 차림으로 결연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5일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한 이래 정장 차림을 고수해왔던 그는 18일 호남 유세에서 처음 당 점퍼를 입고 등장했다. 텃밭인 호남에 이어 경기도를 방문하며 지지층 결집을 노린 포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국민의힘을 향한 공세 수위를 높이며 ‘위기에 강한 유능한 경제대통령’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그는 추경을 반대한 국민의힘을 향해 “국민들이 고통을 받아 정부를 원망하고, 그래서 여당 후보를 원망하고 반사적 이익으로 덕 보겠다는 심사로 국민의 고통을 방치한 것 아닌가”라며 “심판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윤 후보를 겨냥해 “아마추어가 국가 경영을 맡으면 나라가 망한다. 국정은 연습하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5200만명의 운명을 걸고, 대한민국의 운명을 걸고 시험 연습을 하겠는가. 국정은 실력이 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 후보는 “경제 살리고 싶으면 누구를 선택하겠는가. 경제가 망하고, 민주주의가 후퇴하는 것을 보려면 누구를 선택하겠는가”라고 물었다. 시민들은 “이재명”을 연호하며 화답했다. 이 후보는 “저는 경제를 망하게 하지 않고 평화를 해치는 전쟁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피력했다.
이 후보는 이날 유세에서 ‘노후 신도시 특별법 제정’을 통해 1기 신도시의 재건축‧리모델링 규제를 풀겠다는 약속도 했다. 그는 “분당‧일산‧평촌‧산본 등 1기 신도시 특별법을 만들어 좋은 집에서 편안하게 살게 해주겠다. 두꺼비도 새집에 살고 싶다는데, 우리도 좀 깨끗한 새집에서 살아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민주당 선대위는 경기도가 이 후보의 ‘안방’인 만큼 50% 지지율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 경기도당 위원장인 박정 민주당 의원은 이날 수원 집중유세에서 “이 후보는 경기도에서 키우고 만든 후보이기 때문에 ‘홈 어드벤티지’를 적용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경기도에서 50%를 넘기는 홈 어드벤티지를 발휘해 주겠나. 경기도민이 똘똘 뭉쳐달라”고 당부했다.
수원‧안양=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