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 개학인데 학교 현장은 ‘혼란’

다음 주 개학인데 학교 현장은 ‘혼란’

기사승인 2022-02-22 15:15:31
지난 2020년 5월27일 오전 서울 양재대로 세륜초등학교에 1, 2학년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사진=박효상 기자 

교육부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따라 새학기 등교지침을 탄력운영제로 전환했다. 교사들은 “명확한 지침 없는 교육부의 책임 전가”라고 비판했다.  

교육부는 21일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주재로 회의를 열고 다음 달 2일부터 11일까지를 ‘새학기 적응주간’으로 설정했다. 이 기간에는 각 학교에서 판단에 따라 단축 수업이나 원격수업을 탄력적으로 할 수 있다. 급식은 배식 대신 간편식으로 대체된다.

교육부는 지난 7일 발표한 1학기 학사 운영방안에서 대면 수업 유지를 권고했다. 학내 재학생 신규 확진 3% 또는 확진·격리에 따른 등교 중지 비율 15%를 넘는 경우에만 일부 등교와 일부 원격수업을 권했다. 전면 원격수업은 지양하도록 했다. 그러나 오미크론 확산이 심각해지자 지침을 바꾼 것이다. 

교원단체·노조에서는 교육부의 변경된 지침이 명확하지 않다고 성토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학생과 교직원의 건강 보호를 위해서는 방역학적 기준과 전문적 판단이 필요하다”며 “학교 자율로 떠넘기는 것은 무책임한 행정”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확진·격리 수준별로 원격수업 전환 규모를 설정한 명확한 기준과 지침을 마련해 학교에 즉시 안내해야 한다”면서 “지금도 학교와 교원은 신학기 학사운영방안에 따른 각종 방역 업무로도 걱정과 ‘멘붕’에 빠져있다”고 이야기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도 “확진자 발생이 어느 정도 규모면 등교수업이 위험한 것인지 일관된 방침을 마련해 달라. 학교마다 등교방침이 다르면 민원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오미크론이 우려된다면 교육부·교육청 차원에서 2주간 전면 원격수업을 발표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일선 교사들도 불명확한 지침으로 혼란스럽다고 호소했다. 2022학년도 교육과정과 활동을 정상등교 기준에 맞춰 준비했기 때문이다. 사전 공문 없이 뉴스를 통해 알게 됐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경기 용인의 한 초등학교에 근무하는 교사는 “이번에도 뉴스를 통해 지침이 바뀐 사실을 알게 됐다”며 “당장 다음 주가 개학인데 학교 현장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 수업이 도깨비방망이로 뚝딱하면 나오는 것이 아니다. 특히 1학년의 경우, 온라인수업을 한 적이 없어 많은 안내가 필요한데 갑자기 졸속으로 결정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면서 “학교에서 원격 수업 등을 결정한다고 해도 학부모들은 준비할 시간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초등학교에 근무하는 교사 이모씨도 “새학기 준비로 정말 바쁜 시기다. 확진자와 밀접접촉자가 많아 학교 업무 추진에도 무리가 따른다”며 “학교장 지침에 따라 원격수업을 하라는데 교육부의 책임 떠넘기기 같다”고 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2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9만9573명이다. 이틀 연속 9만명대를 기록했다. 18세 이하 소아·청소년 확진자는 전체 확진자 중 27.3%다. 지난주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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