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개시된 모양입니다. 지구 반대편, 우리와 경제적 관계가 없는 나라에서 전쟁이 났는데 우리나라 주가가 떨어지고 있습니다. 정치 지도자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은 평화를 지키는 일입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사드 추가 배치론’, ‘선제타격론’ 등을 주장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향해 맹공을 퍼부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군사작전을 시작하자 안보 이슈 차별화에 나선 것이다.
이 후보는 24일 충북 충주, 강원 원주를 차례로 방문했다. 이날 유세를 관통하는 메시지는 ‘윤석열 리스크’였다. 윤 후보의 ‘대북관’을 문제 삼으며 이를 ‘경제 위기’와 연결시켰다.
그는 강원 원주 중앙로 문화의거리 유세에서 “필요하지도 않은 사드를 충청‧강원‧수도권 등에 설치하겠다고 하면 안보 불안을 조성해 표를 얻을지 몰라도 온 국민이 피해를 입는다”며 “북한에 선제타격 한다고 겁줘서 한반도 군사위기가 고조되면 누가 손해인가. 한반도에 위기가 고조되면 실제로 경제가 어떻게 되겠나”라고 비판했다.
남북 관계에 민감한 원주 시민들을 향해서도 “원주에 군부대 많지 않나”라며 “전쟁이 나면 누가 죽나. 그런 이야기가 있다. 전쟁을 결정한 사람은 죽지 않고, 결정에 참여하지 못한 젊은이만 죽는다. 누구를 위해 한반도의 전쟁 위기를 조장하는 건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후보가 대통령 당선에 유리하다고 판단해 전쟁 위기를 고조시키는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안보 불안을 조성하면 보수에게 표가 온다는 과거 미신이 있었다. (윤 후보가) 그 미신을 믿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사드를 설치하면 경제가 나빠지지만 나한테 표가 온다, 국민이 죽든 살든 관계없다, 표를 얻어 정권만 잡으면 된다, 정권을 잡아 정치보복을 해야지 (생각하는 것)”이라며 “정치를 이렇게 하면 안 된다. 국민의 생명이 우선이다. 먹고 사는 문제, 경제가 더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앞선 충주 젊음의 거리 유세에서도 “우크라이나가 걱정되지 않나. 소위 글로벌 공급망, 즉 국제 경제 질서가 훼손되고 있다”며 “대한민국 경제발전이 위험에 처했다. 이게 바로 전쟁, 불안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윤 후보와는 달리 안보 문제를 해결하고 경제를 살릴 유능한 후보임을 피력했다. 그는 “편 가르고, 이익을 위해 안보를 해치는 행위는 절대 하면 안 된다”며 “충청의 사위는 사드 같은 거 절대 안 한다. 수도권·지방 가리지 않고 함께 잘사는 나라를 만들어서 처갓집에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아울러 이 후보는 충주‧원주 유세를 마친 뒤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로 돌아와 긴급 안보경제 연석회의를 주재했다. 예정에 없던 일정이었다. 그는 이 자리에서도 “지도자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은 평화를 지키는 일”이라며 “사드 배치, 선제 타격 등 안보를 정쟁화하면 위기를 자초하게 된다”며 윤 후보를 겨냥했다.
그러면서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유능한 대통령이 절실히 필요하다. 전쟁이 멀리 있지 않다. 전쟁은 이기더라도 곧 공멸”이라며 “평화가 곧 경제다. 위기에 강한 안보 대통령, 평화를 지키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이 후보는 이날 장인의 고향인 충북 충주 산척면 유세에서 “제가 충청도 사위 이 서방인데, 처가댁에 사드 같은 것 말고 정말로 확실히 도움 되는 걸로 잘 챙겨드리겠다는 말씀을 먼저 드린다”며 지역 주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지역 주민들의 요청으로 가수 나훈아의 ‘울고 넘는 박달재’를 무반주로 2절까지 열창하고 큰절을 올리는 등 ‘충청의 사위’로서 친밀감을 강조하기도 했다.
충주‧원주=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