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화폐)사업자의 트래블룰 도입이 한 달 채 남지 않았다. 트래블룰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는 람다256과 코드(CODE)가 설명회를 여는 등 본격적인 준비에 나섰다.
트래블룰은 가상자산사업자 간 100만원 이상의 가상자산 거래 발생 시 송신인과 수취인의 신원 정보를 파악해 금융당국에 보고하는 제도다. 가상자산사업자는 특정금융정보거래법(특금법) 개정안에 따라 오는 3월 25일 0시부터 트래블룰을 시행해야 한다.
국내에서는 4대 가상화폐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를 중심으로 트래블룰 솔루션 구축에 나섰다. 업비트는 자회사 람다256을 주축으로 자체 트래블룰 솔루션인 베리파이바스프를 개발했다. 빗썸·코인원·코빗은 합작법인 코드(CODE)를 설립해 트래블룰 솔루션을 선보였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코드는 내달 16일 코드 시스템 라이브를 시행한다. 현재 3사 간 연동을 마친 상태다. 25일부터 가상자산 거래소, 지갑 사업자, 수탁 사업자를 비롯한 국내외 가상자산사업자와 제휴에 나설 계획이다. 트래블룰이 시행되면 연동되지 않은 사업자와의 거래가 금지된다.
코드 내에서도 거래할 수 있는 사업자 목록이 다를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트래블룰과 별개로 각 거래소 정책에 따라 거래할 수 있는 사업자가 책정되기 때문이다.
현재 농협은행과 실명계좌 계약을 맺은 빗썸, 코인원은 화이트리스트를 시행 중이다. 거래소에 등록된 지갑으로만 거래할 수 있어 메타마스크와 같은 개인 지갑으로는 가상화폐 출금이 불가능하다. 빗썸은 자금세탁방지 위험평가 심사를 완료한 해외 거래소와 거래할 수 있다.
반면 코빗은 트래블룰 솔루션을 도입할 국내외 인가 거래소의 출금을 허용하고, 비인가 거래소는 거래소별 로컬 AML 통제정책을 조사해 예외적으로 허용할 예정이다.
조신근 빗썸 사업협력1실장은 최근 코드 시스템 설명회에서 “블록체인을 활용해 연결성과 확장성이 강점인 코드 솔루션을 통해 국내외 다수의 업체와 제휴를 본격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면서 “현재 다른 솔루션과도 연동도 준비하고 있는 만큼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표준으로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업비트는 최근 공지사항을 통해 내달 25일부터 트래블룰 이행에 따른 입출금 방식을 변경한다고 밝혔다. 트래블룰 시행 이후 출금이 가능한 국내·외 거래소는 추후 공지할 예정이다.
업비트 관계자는 “채택된 트래블룰 솔루션을 통해 검증됐거나 별도의 조치를 통해 확인된 가상자산사업자를 대상으로만 입출금을 지원할 예정”이라면서 “국내 일부 거래소를 시작으로 향후 해외 거래소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비트 해외 거래소로 바로 출금도 당분간 중단된다. 바로 출금은 업비트에 등록된 A 코인지갑에서 B 코인지갑으로 코인을 출금하는 것을 말한다.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기록되지 않기 때문에 트래블룰 적용 대상은 아니다.
그러나 업비트는 개방형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OPEN API) 출금에 대한 트래블룰 솔루션이 적용될 때까지 업비트 인도네시아와 업비트 싱가포르에 대한 바로 출금 기능을 지원하지 않을 계획이다.
람다256과 코드의 트래블룰 연동 논의도 진행 중이다. 양측 솔루션이 연동되지 않으면 업비트와 빗썸·코인원·코빗은 서로 가상화폐를 주고받을 수 없어 반쪽짜리 트래블룰 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한 가상화폐거래소 관계자는 “연동이 돼야 거래소, 솔루션 간 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어 양사가 적극적으로 논의하고 있다”면서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에서 25일 전에 솔루션을 연동하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