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민주정부의 ‘뿌리’임을 강조하며 유세 총력전에 나섰다. 대선이 8일 앞으로 다가온 만큼 민주당 전통 지지층 결집을 호소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1일 서울 명동 눈스퀘어 앞 유세에서 “명동은 진보개혁 세력에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 2002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유세를 했던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두 분 대통령의 승리를 만든 이곳에서 다시 시작하는 각오로 이 자리에 섰다”며 “민주화 성지, 역사의 현장에서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가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4기 민주정부 재창출’을 강조하기 위해 명동을 유세 장소로 택했다는 설명이다. 이날 이 후보의 연설에 앞서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문재인 정부 등 민주당 정부의 핵심 인사들이 이 후보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권노갑 김대중기념사업회 이사장은 영상을 통해 “여야에 많은 후보들이 김대중 정신을 이어가겠다고 한다. 그러나 내가 알기로는 이 후보야말로 가장 김대중 정신을 이어갈 수 있는 올바른 후보”라고 말했다.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문재인 정부 최고 업적은 이재명 정부의 탄생이 될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노사모) 회장을 역임한 배우 명계남씨도 “불의와 반칙 앞에 칼을 든 노무현으로 살아온 사람이 바로 이 후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이 후보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향한 견제구도 던졌다. 윤 후보가 미래 비전 없이 정권심판만 외친다며 ‘유능 대 무능’ 프레임을 부각했다. 이 후보는 “파도와 바람이 아무리 도와줘도 항해사가 무능하면 목적지에 안전하게 도달하기 어렵다”며 “경제도 모르고 준비도 안 된 대통령이 이 5200만명이 사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지기 어렵다”고 일침을 가했다.
또한 “한 언론보도에 의하면 이재명은 공식 유세에서 기회와 유능, 통합, 미래를 말했다고 하는데 상대 후보는 민주당과 정권, 부패라는 말을 제일 많이 했다고 한다”면서 “미래로 가지 않고 과거에 매달리는, 앞으로 무엇을 하겠다는 말은 없이 정치보복 하겠다고 공언하는 세력이 과연 이 나라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겠는가”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서울 시민들을 향해 집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비판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서울 시민들이 부동산, 집 문제로 너무 고생하고 있다. 우리의 부족함을 인정한다. 성찰하고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려고 한다. 꽉 막힌 출근길도 고통이지만 조금씩 바꿔내겠다”며 “특히 청년에게 죄송하다. 부동산 정책을 믿고 기다리다 ‘벼락 거지’가 됐다고 자조하는 분들 보면 가슴이 아프다”고 사과했다.
그는 “저는 시장을 존중해야 한다는 시장주의자다. 왜곡된 수요를 고치고 공급을 늘려 수요와 가격 존중해야 한다. 내 집 마련의 꿈을 확실히 살리고 실수요자를 보호하고 투기는 확실히 잡겠다. 필요한 주택공급을 속도감 있게 공급하겠다”며 “부동산 문제는 이재명이 확실하게 해결하겠다. 정책의 세밀함과 현장성이 이재명의 주특기”라고 자신했다.
이 후보는 앞선 일정에서도 ‘유능한 경제대통령’ 이미지를 강조했다. 그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주한독일상공회의소와 주한프랑스상공회의소 공동 주최 후보자 초청 경제 대화에서 ‘경제대통령 투자하기 좋은 나라’를 주제로 특별 강연을 하고 통합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를 담은 ‘신경제 10대 전략’을 발표했다.
그는 “한국 국민과 세계인들은 얼마 후 뽑힐 새로운 한국 대통령에 대해 큰 기대를 가지고 있다. 지친 경제를 회복시키고 세계 경제에 공헌하는 선도국가의 경제 대통령을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은 3.1만세혁명운동을 기념하는 날이다. 일본 제국주의를 벗어나 그로부터 103년 지난 오늘날, 여러 의미에서 일본을 앞서가고 있다”면서 “경제 대통령 이재명은 투자하기 좋은 나라, 일하기 좋은 나라를 꼭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