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일각에서 제기 중인 ‘대(對)러시아 뒷북 제재 참여’를 부인했다. 이들은 적극적인 조치가 이뤄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일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새아침에 출연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무력침공을 한 24일 즉시 국민께 대통령 메시지를 드렸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은 대(對) 러시아 수출 통제를 위해 꺼낸 해외직접제품규제(FDPR)의 적용 예외 대상에 한국을 포함하지 않았다. 반면 미국의 방침에 발을 맞춰 독자 제재에 나섰던 호주, 캐나다, 일본 등 32개국은 FDPR 적용의 예외를 인정받았다.
이후 정부가 금융 제재를 포함한 고강도 러시아 제재를 발표했지만 ‘뒷북 대처’라는 비판이 일었다.
정치권에서도 적극적인 제재 참여를 요구했다. 특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지난 28일 대구 동구 동대구역 앞 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국제 제재에 확실하게 참여해야 한다. 같이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박 수석은 정부의 대응이 늦장 대처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는 “이해가 부족한 것”이라며 “국제사회의 노력에 지지를 표하고 동참하고 함께 손발을 맞추고 있다. 다만 러시아에 있는 우리 교민, 러시아에 수출하는 우리 기업, 러시아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에 피해가 되지 않도록 정부의 여러 가지 채널을 면밀하게 가동하고 모니터링하면서 지원해 나가는 활동들을 함께 해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우리는 어젯밤에도 산업자원부와 미국의 상무부 국장급들의 화상회의를 통해서 조율했다. 통상교섭본부장이 방미해서 조율하게 돼 있다”라며 “어제 기재부 1차관이 미국 재무부의 부장관과 현지시간 2월28일 오전 9시에 면담을 가지고 결정을 한 게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미국 제재 대상인 7개 러시아 주요 은행 금융거래 중단을 한국정부도 한다고 발표했다. 한국 시간으로 3월2일 이후에 신규 발행하는 모든 러시아 국고채에 대해서도 국내 공공기관 및 금융기관의 거래 중단을 강력히 권고하는 러시아 국고채 투자 중단을 결정했다”고 해명했다.
더불어 “러시아 은행들에 대한 스위프트 배제 조치를 지지하고 향후 EU가 제재를 구체화할 때 즉시 이행할 것이라는 것도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 지원도 즉시 강구하라는 지시를 했다. 이에 우리 정부는 천만 달러를 즉시 지원한다는 공식 발표를 이미 한 바가 있다”고 반박했다.
다만 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직접적으로 소통할 가능성은 여전히 낮은 것으로 보인다. 박 수석은 “(청와대와 백악관의 직접 통화 계획은) 현재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유럽에서 일어났다. 그쪽 중심으로 우선 순위가 정해져서 통화도 할 것”이라며 “우리도 자연스레 실무 협상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서 그렇게 되지 않을까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