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김동연과 단일화’… ‘정치교체’ 탄력받나

이재명, ‘김동연과 단일화’… ‘정치교체’ 탄력받나

민주당 “국민에게 희망 줘야 한다는 인식 깔려” 긍정 평가
정의당‧국민의당은 여전히 ‘미지근’… “선거 위한 연대에 반대”

기사승인 2022-03-03 05:00:08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가 지난 1일 오후 서울 마포의 한 카페에서 회동한 후 손을 잡고 함께 이동하고 있다.   민주당 선대위 제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정치 교체’가 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와의 단일화로 인해 동력을 확보했다. 대선이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 후보가 쏘아 올린 ‘정치개혁’에 다른 후보들도 응답할지 관심이다.

김 후보는 2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대통령 후보직을 내려놓는다. 오늘부터 이 후보의 당선을 위해 다시 운동화 끈을 묶겠다”고 말했다. 

후보 사퇴 배경으로는 최근 민주당이 의원총회를 통해 당론으로 채택한 ‘정치개혁’을 꼽았다. 

이 후보는 공식선거운동 기간 꾸준히 ‘통합 정부’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여기에 “적대적 공생관계인 양당 정치를 끝내겠다”며 선거제도 개편을 포함한 정치개혁도 약속했다. 이후 민주당은 이 후보의 의지를 담아 의원총회에서 이를 공식화했다. 

구체적인 내용으로는 △선거제도 개편 △위성정당 방지법 △인사청문회법 개정 등이 포함됐다. 민주당은 2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민주당 정개특위 간담회에서 이를 재확인했다. 김영배 민주당 최고위원은 간담회 이후 취재진과 만나 “3월9일 대선 전에 정개특위 공식 소집을 요구할 것이다. 각 정당에 정치개혁을 위한 정당 연석회의도 제안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원포인트 본회의 소집’도 부인하지 않았다.

김 후보는 ‘정치 교체’를 위한 이 후보의 진정성을 믿는다고 반응했다. 그는 전날 이 후보와 회동한 뒤 ‘통합정부 구성’에 합의한 바 있다. 김 후보는 “어제의 합의로 일으킨 ‘기득권 정치 타파’라는 불씨가 들불처럼 번져가도록 더 큰 바람을 일으키겠다”고 다짐했다. 

또한 “난 기득권을 깨기 위해 정치 교체를 주장했고 이를 양당에 제시했다”라며 “거기에 이 후보가 적극적으로 반응했기에 후보직을 내려놓겠다는 결정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치 교체와 통합 정부 구성에 있어서 이 후보가 훨씬 적극적이었다. 우리가 제시한 합의문 한글자의 고침도 없이 그대로 수용하고 뜻을 같이했다”라고 말했다.

김 후보의 사퇴로 민주당은 다소 고무된 분위기다. 김 후보의 지지율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정치개혁’에 대한 민주당의 진정성이 받아들여지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치개혁을 화두로 한 심상정 정의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느슨한 연대’가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긍정적인 기대감도 읽힌다. 결국 초박빙 상황에서 중도 표심을 자극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분석이다. 

강훈식 민주당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은 2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통합‧연합의 흐름은 현재 대한민국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세력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정치를 바꿔서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로 바꿔야 한다는 의식이 깔려있다”라고 해석했다.

또한 “옛날처럼 밀약하는 시대가 아니다”라며 “무언가를 바꿔보겠다는 희망을 국민들에게 드리는 게 중요하다”라고 평가했다. 

평론가의 분석도 비슷했다. 최요한 시사평론가는 ‘정치개혁’이라는 화두가 폭발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2일 쿠키뉴스에 “김 후보의 지지율은 그다지 높지 않다”라고 말하면서도 “통합정부와 정치개혁이라는 아젠다를 만들면서 다른 지지세를 끌어올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이 후보가 시작한 정치개혁이라는 화두를 민주당에서 힘을 실었다. 김 후보는 이것이 외부로 표출된 첫 사례”라며 “이 흐름이 김 전 위원장을 비롯한 중도층에 어필할 가능성이 있다. 이 후보 입장에서는 뒷심을 발휘할 수 있는 카드”라고 말했다. 

아울러 “결국 후보 단일화에서 파생되는 메리트보다 이를 둘러싼 플러스알파 효과가 남은 기간 지지세에 상당히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직접적인 당사자로 거론되는 정의당과 국민의당은 여전히 민주당의 정치개혁과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이들은 과거 민주당의 사례를 언급하며 여전히 이들의 진정성에 물음표를 보냈다. 

오승재 정의당 대변인은 2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이 정개특위를 통해 정치개혁을 하겠다면 법안 심사와 논의, 표결 등에 참여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이라고 말하면서도 “그동안 워낙 민주당에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이번에 발의한 위성정당 폐지법안도 꼼수를 쓰면 얼마든지 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홍경희 국민의당 선대위 대변인 역시 마찬가지였다. 홍 대변인은 이날 본지에 “정치개혁안을 (의원총회에서) 통과시켰다고 하는 노력에 대한 부분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우리 역시 정치 개혁에 대한 필요성은 공감하고 있다”라면서도 “180석을 보유한 거대 여당이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것들을 그동안 하지 않았다”라고 비판했다.

또한 “의원총회를 통과했더라도 넘어야 할 산이 너무나도 많다. 선거가 끝난 뒤에도 민주당이 정치개혁을 추진할 수 있다고 하면 지금의 입장 그대로 가면 된다”고 했다. 

아울러 “선거를 앞에 두고 세력과 세력이 연대하는 차원에서 함께 하자는 의미라면 우리는 그런 취지와 의도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라며 선을 그었다. 

최기창 기자 mobydic@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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